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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인터뷰] 근로복지공단의 황당한 산재병원 안내에 고통 받은 도미노 피자 배달원
[AT 인터뷰] 근로복지공단의 황당한 산재병원 안내에 고통 받은 도미노 피자 배달원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11.26 02: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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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충무로에서 만난 천모씨, (사진=김영봉 기자)
지난 23일 서울 충무로에서 만난 천모씨, (사진=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근로복지공단의 잘못된 정보로 산재처리가 그동안 되지 않고 있다가 시민단체와 함께 항의방문 하니까 바로 다음날 산재처리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할 수 있었으면서 안한 것이죠. 솔직히 이제 근로복지공단을 신뢰하지 못하겠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의 황당한 산재병원 안내로 한 달 넘게 산재승인을 받지 못한 천모(24)씨는 지난 23일에서야 산재처리승인을 받았다. 사고가 발생한 지 무려 한달 하고도 7일이 넘은 후였다.

아시아타임즈는 이날 오후 서울 충무로역 부근 카페에서 천씨를 만나 그동안의 고충을 들었다. 그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통상 일주일이면 산재승인이 떨어지는데 한 달 가까운 시간동안 처리 되지 않다가 라이더유니온 등 시민단체가 나선 끝에 하루 만에 처리 됐기 때문이다.

천씨는 지난달 16일 서울 한 도미노 피자 매장에서 일하다가 피자 칼에 엄지와 검지 손 사이를 베이는 사고를 당했다. 산재지정병원을 찾던 천씨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안내하는 K병원을 내원했고 상처를 봉합하는 치료를 받았다.

문제는 근로복지공단이 안내한 병원이 비산재지정병원이었다는 점이다. K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산재를 신청하려고 했지만 2주일이 지나서야 산재지정병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치료가 잘못돼 통증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결국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사진=김영봉 기자)
(사진=김영봉 기자)

그는 우여곡절 끝에 산재승인을 받긴 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의 뒤늦은 업무처리와 책임지지 않으려는 관료주의적 태도로 피자 칼에 베인 상처보다 더 깊은 상처를 받았다.

천씨는 "22일 근로복지공단 서부지점을 찾아가 면담을 하면서 느낀 것은 답답함 뿐 이었다"며 "엉뚱한 병원을 안내한 것에 대한 사과보다는 책임 떠넘기기에 바빴고, 노동자 편에 서기보다는 제 식구를 감싸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번에 느낀 것이지만 근로복지공단의 관료주의적 태도가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처리가 7일이면 된다고 했지만 결국 24일이나 걸렸다"며 "처음부터 올바른 산재지정병원에 갔다면 한 번에 처리가 될 것을 잘 못된 안내 등으로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 솔직히 산재신청을 다시 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한 달 넘도록 일하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천씨는 "한 달이란 시간동안 돈을 벌지 못해 병원비를 지인에게 빌려서 치료했고, 카드 값을 내지 못해 현재 상당히 어려운 상태"라며 "산재처리가 빨리 됐더라면 이런 생활고는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선 저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부디,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의 취지에 따라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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