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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제임스' 유상호 사장, 박수칠 때 떠나다
'전설의 제임스' 유상호 사장, 박수칠 때 떠나다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8.11.25 09:15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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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전설의 제임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2년 만에 무대에서 내려온다. 재임 기간 매년 최고의 실적을 경신하면서 증권가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던 그는 ‘박수 칠 때’ 아름답게 떠나는 길을 선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정상궤도에 안정적으로 올라섰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CEO자리에서 내려오는 유 사장에게 증권가의 ‘큰 어른’으로 영향력을 지속으로 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유 사장의 자리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이 물려받는다. 전임 유 사장이 워낙 탁월한 경영자여서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투자은행(IB) 부문 강화로 더욱 더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 23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유 사장의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승진을 내정했다. 후임에는 정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올렸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5397억원을 기록하는 등 다시 사상 최고 실적 경신이 예상돼 유 사장이 무난히 연임할 것으로 봤던 증권가에는 충격이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내정자(왼쪽),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신임 대표 내정자./사진=한투증권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내정자(왼쪽),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신임 대표 내정자./사진=한투증권

유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이) 세전 경상이익 기준으로 올해 증권업계 사상 역대 최대의 실적이 기대된다”면서 “바로 지금이야말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웃으면서 정상에서 내려 올 최적기“라고 용퇴 이유를 밝혔다. 12년 CEO 생활의 마감의 선언한 것이다.

올해 ‘증권맨’ 30년차인 유 사장은 고려대 사범대 부속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일은행을 거쳐 1988년 당시 증권업계 1위였던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했다. 대우증권 영국 런던법인에서 근무하던 1992∼1999년에는 한국 주식 거래량의 5%를 혼자 매매해 ‘전설의 제임스’(Legendary James)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메리츠증권 등을 거쳐 동원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합병한 2005년에 부사장이 됐고 2007년 한국투자증권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인재욕심이 많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는 ‘찰떡궁합’이었다. 두 사람은 우수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채용설명회에 직접 뛰어갔다. 올 상반기 증권가에서 22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화제가 됐던 김연추 차장도 김 부회장과 유 사장의 작품이었다. 자신이 개발한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이 대박나면서 유 사장 자신(20억)은 물론, 김 부회장(13억원)의 보수도 가볍게 넘어섰지만 개의치 않았다.

유 사장은 “과거 수 년 전 증권업계가 어려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때도 일체의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경쟁사 대비 2~3배 이상의 신입직원을 지속적으로 채용해 왔다”면서 업계 최고인 138개의 기업을 기업공개(IPO) 시켜 기업의 성장과 경제발전에 기여한 것과 함께 가장 자랑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이런 ‘인재 제일주의’로 취임 당시 2조2000억원이었던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은 올해 9월말 현재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단순히 자기자본만 높은 게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7%에 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5개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발행어음 업무를 인가받기도 했다.

이제 관심은 유 사장의 향후 금융투자업계에서의 역할로 쏠린다. 유 사장은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역할로 회사와 자본시장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2021년 2월 임기를 마치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살 터울인 두 사람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88년 입사해 2015년까지 한 우물만 판 ‘IB통’이면서 리테일 경험까지 익힌 정 부사장이 한국투자증권을 얼마나 잘 이끌어나갈지도 관심사다. 유 사장이 워낙 화려한 실적을 달성한 만큼 부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사장은 IB본부장 시절 국내 사상 최대 딜이었던 삼성생명(4조8881억원)을 비롯해 IPO에 주력했다. 유 사장과 마찬가지로 기업 발굴 등 IB 관련 영업에 욕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 역시 인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두 사람 경영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이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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