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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칼럼] '사이버 성폭력', 무엇이 문제인가?
[정순채 칼럼] '사이버 성폭력', 무엇이 문제인가?
  •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공학박사
  • 승인 2018.12.02 10:21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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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공학박사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공학박사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다. 그러나 햇볕에는 그림자가 생기듯이 위와 같은 정보화로 인한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발생될 수 있는 ‘사이버 성폭력’이 바로 그것이다.

‘사이버 성폭력’이란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 공간이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인으로 하여금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게 하거나 성적 의미가 내포된 일체의 부적절한 말이나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일체의 성적 접촉행위와 성적의미가 내포된 언행이나 행동을 하는 실체의 성희롱과는 신체적 접촉시도 없이도 성적착취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방적인 접촉이 시도될 뿐 아니라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 매체가 이용되므로 가해 당사자에게 책임성이 결여되기 쉽다. 또한 오프라인과는 달리 영역에 한계가 없어 폭발적인 전파력과 지속성을 띄고, 가해자의 범행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사이버 성폭력의 원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의 결여와 가해자의 폭력적인 성향에 있다. 더 나아가 왜곡된 성문화와 성의 상품화, 그리고 사회적 의미의 성인 젠더(Gender)의 일환으로 보는 등 다양하다.

위와 같은 사이버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실명제 실시를 검토하고, Cyber Clean 캠페인 전개도 요구된다. 아울러 형사적인 관점에서는 유포시의 파급력 등을 감안하여 구속하고, 사이버 성폭력물 유포에 가담한 웹하드 업체에 대한 범죄수익금의 적극적인 몰수 및 집행을 위한 법률 개정도 필요하다.


그리고 랜덤(Random)채팅앱 존속의 실질적인 동력이 되고 있는 랜덤채팅앱 광고주에 대한 법적 제재와 유포자 상대 삭제비용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에 의한 구상금 청구 등 사이버 성폭력 근절에 대한 전략적 검토도 요구된다.
또한 성폭력특례법상의 카메라이용촬영죄의 법정형 개정도 환영한다. 비동의 촬영은 5년이하 징역, 1천만원 이하 벌금에, 비동의 유포는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신뢰관계에 반하는 유포행위자의 죄질에 비추어 볼 때 법정형에 차이를 둘 정당한 근거가 없어 보인다. 때문에 비동의 유포자에 대해서도 비동의 촬영자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개정함은 타당하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얼굴이 나온 성관계 동영상 등 불법촬영물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닐 것이라는 불안감과 가족 혹은 지인들이 그 영상을 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불면증과 공황장애, 호흡곤란 등의 급성 스트레스 장애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매우 많다.

불법촬영물은 고의적인 것 외에도 소지자의 부주의에 의해 분실되거나, 도난으로 인터넷에 유포되는 경우도 상당하며, 그 파급력은 오프라인 상의 성폭력범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이것이 불법촬영물 존재 확인 시 신속한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물 확보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법률개정 및 사회적인 인식변화를 통해 가해자를 엄단하지 않는다면 가해자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등 추가 범행을 도모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발적 혹은 의도적으로 당사자와 그 지인, 가족 등에게 불법촬영물을 전송하여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가능성도 높다.
사이버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살인행위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불법촬영물이나 개인간 성적영상물 유포로 피해자가 입게 될 고통이 평생 동안 지속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구속수사 및 장기실형 선고를 원칙으로 삼아 일반 예방효과를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polin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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