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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바라보는 아주 다른 두 가지의 시선
[사설]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바라보는 아주 다른 두 가지의 시선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12.02 10:22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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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정상의 짧은 만남이 있었다. 정상회담이라 이름은 붙였지만 그 성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측에선 물 건너 간 듯 여겨졌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한·미간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점을 높이 사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측에선 북한에서 원하는 제재완화를 비롯한 상응조치를 비롯해 한·미간의 최대 현안인 방위비 분담과 자동차 관세문제 등에 대해 단 한마디의 대답도 듣지 못한 점을 들어 이번 정상회담은 결코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최근 국정지지율이 급전직하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을 지지율 반등을 위한 회심의 이벤트로 여기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지율 하락의 최대요인인 경기둔화로 인한 성장 동력 저하와 고용지표 악화, 양극화 심화 등은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구조적 문제이기에 단기간에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 비상구가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인데 이번 회담에서 이를 설득할 마땅한 대안은 아예 논의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 입장에선 ‘서울답방’이 남는 장사가 되기보단 ‘빈손 방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상응조치는 절대 없으며 제재를 유지하기로 확인한 것 역시 부담스럽기만 하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면서 “기존 제재들의 강력한 이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보다 제재에 초점을 맞췄다. 결국 문 대통령으로서는 제재완화라는 김 위원장을 설득할 카드가 아쉽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찾을지는 오롯이 본인의 결심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이 주민생활 향상과 경제성장이라는 국정목표를 실행하고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서라도 연내 서울답방을 마냥 미룰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올해 들어 북미정상회담과 남북 및 북·중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거미줄처럼 조여드는 제재로 주민들에게 보여줄 만한 성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경제난이 가중되고 주민생활도 궁핍해지는 현실을 타개할 방법으로 연내 서울답방이 유효할 수도 있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비핵화 힘겨루기를 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경제성장의 고수를 밝히고 있는 것도 북한의 다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양국관계의 최대변수로 꼽히는 통상문제 등 경제적 현안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야권과 재계에서는 비핵화 방법론에 있어서 기존 입장만 재확인하는데 그쳤을 뿐, 가장 민감했던 ‘돈 문제’에서는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제너럴모터스(GM)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대응으로 수입 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고율관세가 확정되면 전체 완성차 업계와 부품업계, 나아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어쨌든 당분간 한미를 비롯한 한반도 관련 당사국들은 김 위원장이 과연 연내 서울답방을 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거듭된 제재완화 요구에 미국이 반응하지 않는 현실에서 김 위원장으로서도 연내 서울답방 여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첫 남한 방문을 하는 것이 나을지 내년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상응조치 합의를 함으로써 남북협력 진전에 우호적인 대외 여건을 만들어 놓고 서울 행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지 진지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의 짧은 한미정상회담은 미국이 서울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을 ‘최소한 반대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이뤄진다면 한반도 비핵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진부한 수사(修辭) 외엔 아무 것도 남긴 게 없어 보인다. 이제 공은 김 위원장에게로 넘어갔다. 우리로서는 그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지 차분히 기다릴 따름이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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