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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칼럼] 모기 앞에 무릎 꿇은 인류의 첨단 GMO과학
[김형근 칼럼] 모기 앞에 무릎 꿇은 인류의 첨단 GMO과학
  •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8.12.04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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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시작은 창대(昌大)했지만 결말은 미미하게 끝나고 말았다” 전세계적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전자변형(GM) 모기 전략의 실패를 두고 하는 말이다.

모기는 우리에게 끈질것만큼이나 그 역사가 길고 또한 끈질기다. 중생대 중기 시대로 공룡과 같은 파충류가 번창했던 약 1억7000만년 전 쥐라기 때 지금의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처음 등장한것으로 추측된다. 그때의 모기는 지금의 모기보다 3배 정도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동안 인류는 이 조그만 하면서도 치명적인 질병을 안겨주는 모기와 끈질긴 전쟁을 벌여왔다. 살충제 DDT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모기의 변화무쌍한 변신과 진화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길이 없었다. 의학이 발달한 지금에도 아프리카에서는 30초마다 한 명 꼴로 어린이가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되었던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 등 모기 매개 질병이 기승을 부리고있다.

인류는 다시 이러한 모기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첨단의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박멸시킨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요즘 계속 말썽을 빚고있는 유전자변형(GM) 기술을 이용해 박멸시킨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바로 모기를 풀어 모기를 없애는 GM모기 전략이었다. 이 전략에 앞장선 것이 바로 영국의 생명공학기업 옥시텍(Oxitec)이다.

어떤 방법일까? 유전자변형시킨 수컷 모기를 야생으로 내보내면 야생 암컷과 짝짓기를 하게 된다. 그러나 거기에서 태어난 자손 모기는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성충이 되기 전에 죽도록 디자인 되어있다. 때문에 모기 수를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암컷 모기는 평생 단 한번의 짝짓기를 한다.

원래 GM모기는 브라질을 비롯해 남미에서 유행하고 있는 뎅기열을 막기 위해서 개발되었다.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도 줄곧 제기되어왔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브라질 북동부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GM모기 방출 시험 결과 야생 모기의 개체수가 무려 90%정도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개체수의 감소와 뎅기열 환자 발생 수와의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어쨌든 첨단 GMO과학을 앞세운 이 전략은 시험 방출을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그리고 생태와 환경 단체의 반대를 누르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의 최종 승인을 얻어 막 방출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옥시텍이 돌연 GM모기 방출 계획을 취소했다.

지난 12일 케이먼 뉴스 서비스(Cayman News Service)는 모기 연구 및 통제국(MRCU: Mosquito Research and Control Unit)의 발표를 인용해 GM모기 방출 지역으로 미국과 인접해 있는 가리브해의 영국 자치령인 그랜드 케이먼(Grand Cayman Islands)에서 옥시텍(Oxitec)의 유전자변형 수컷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의 방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MRCU는 지난 5월 옥시텍과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왜 GM모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GM모기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창대(昌大)하게 출발한 GM모기 방출 계획은 이제 백지화되면서 미미하게 끝나고말았다.

왜일까? 혹시 야생 암컷 모기는 이미 GM모기와 짝짓기를 하면 후손의 미래가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껴 선택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해서 GM모기는 결코 건강한 후손을 양산할 아버지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것은 아닐까? 종족보존은 생물체의 가장 큰 본성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평가절하하고 하잘것없는 미물(微物)만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은가?  hgkim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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