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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대담] “빚투는 잘못된 신조어, 미투와 달라”
[청년 대담] “빚투는 잘못된 신조어, 미투와 달라”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8.12.05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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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도끼·비.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백두산 기자] “최근 ‘빚투’라고 하면서 연예인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당했던 사람들이 그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 피해 가해자가 아닌 연예인에게 그 화살을 돌리는 듯 해서 기사들을 읽을 때마다 굉장히 불편해요. 피해를 준 당사자가 아닌데 그저 유명인이라고 그 피해를 감내해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가해자가 연예인과 인척관계인 것을 핑계 삼아 더 많은 돈을 받으려는 행동으로 보일 때도 있어요. 해당 연예인들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최근 연예인들의 가족들이 과거 채무 문제로 연이어 폭로를 하는 ‘빚투’가 논란이 되고 있다.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님을 시작으로 래퍼 도끼, 연기자 이상엽, 마동석, 가수 비, 티파니, 마마무 휘인, 개그우먼 이영자까지 논란은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들에 대해 청년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강재형(28·남·취준생) 씨는 최근 논란들 자체가 연예인이 아닌 그 주변인들의 문제인데 괜히 연예인을 끌어들여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죄가 있다면 그 연예인 주변에 있던 사람이 한 것이지 연예인이 직접 피해를 끼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빚투’는 지난달 19일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20여 년 전 충청북도 제천에서 지인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갑작스럽게 뉴질랜드로 떠났다는 한 피해자의 제보를 통해 시작됐다. 피해자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1998년 당시 주변인들에게 연대 보증과 곗돈 등으로 당시 20억 원에 달하는 채무를 지고 뉴질랜드로 야반도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마이크로닷은 부정했으나 이후 피해사실이 밝혀지며 모든 활동을 중지한 상태다.

마이크로닷 부모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 주변인들에게 ‘나도 당했다’라고 호소하는 이른바 ‘빚투’가 시작됐다. 20여 년 전 일부터 몇 년 전 일까지 각종 채무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이런 ‘빚투’ 논란은 현재진행형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이에 김소영(31·여·회사원) 씨는 ‘빚투’라는 단어 자체가 잘못 만들어진 말이라고 주장했다. ‘미투’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히 있고, 가해에 대한 폭로인데 ‘빚투’는 그저 연예인 주변인이 잘못한 일을 폭로하고자 연예인을 재물로 삼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처음 ‘빚투’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이 단어를 만든 분의 경솔함에 화가 났어요. ‘미투’는 피해 여성들이 사회적·조직적 문화에 억눌려 표출하지 못하던 가해 사실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알리고, 연대를 통해 사회의 이런 부분들을 없애자는 의미였어요. 하지만 ‘빚투’는 단순히 채무불이행 문제를 단지 연예인 주변인이라는 이유로 연예인을 재물로 삼고 있잖아요. 그 연예인이 직접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대부분 그 사실을 모른채 활동을 하고 있던데 유명인이라는게 그 사슬이 돼 약자가 되도록 만드는 것 같았어요. 물론 그 피해 당사자 입장에선 억울한 일들이지만 그런 부분은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고, 연예인을 끼어 들일 필요가 전혀 없는 문제라고 봐요”

이상혁(24·남·대학생) 씨는 김소영 씨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잘못 만들어진 신조어가 이런 흐름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피해 당사자들이 못 받은 돈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일에 주변에 있던 연예인들만 상처를 입는 상황도 잘못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언론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빚투’ 현상은 피해자들이 법이 아닌 이슈몰이를 통해 그 피해를 보상받겠다는 심리로 보여요. 그리고 이런 현상을 언론에서 ‘미투’ 현상에 빗대 ‘빚투’라고 만들면서 논란이 증폭됐다고 생각해요. 실질적으로 이번 논란들은 법적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들일 뿐만 아니라 가해 당사자가 연예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잘못된 사회현상이잖아요. 이런 부분은 신조어를 만들어낸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연예인 이름을 빌려 이슈를 만들고 피해 받는 연예인에 대해선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 언론계에 있는 분들도 진지하게 고민해 줬으면 해요”

채무 피해자들의 잘못된 행태를 비난하는 청년도 있었다. 임한슬(26·남·대학생) 씨는 최근 ‘빚투’ 논란을 보면 ‘연좌제’가 떠오른다며, 이런 논란이 더는 이슈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우리나라에 더 이상 연좌제는 없는데, ‘빚투’ 기사들을 보면 연좌제가 생각나요. 정작 연예인 당사자들은 몰랐던 문제들에 대해 그 책임을 연예인들에게 돌리는 상황들을 보면, 그게 연좌제가 아니고 뭔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문제는 언론들도 문제지만 피해자들의 고발 방식도 문제에요. 채무에 문제가 있으면 당사자에게 말을 해야 하는데 주변 연예인을 끌어들여 대신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들고 있잖아요. 잘못된 대응으로 논란을 키우는 연예인도 있지만 해결과정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요. 피해자들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런 논란이 자꾸 부각되는 부분도 불편하기도 하고요. 마치 많은 연예인들이 채무에 문제가 있는 듯한 생각이 들게 하잖아요. 앞으론 연예인 개인 채무 문제가 아닌 주변인 문제들은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bds@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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