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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조건부 으름장…기로에 놓인 산은 "합의냐, 파기냐"
GM의 조건부 으름장…기로에 놓인 산은 "합의냐, 파기냐"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8.12.06 07:55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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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엥글 GM 사장, 이동걸 회장 등과 면담…정상화 방안 중단 압박
합의시 "GM의 휘둘려" 파기시 "여론에 휘둘려"…비판 여론 거셀 듯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배리 엥글 미국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 및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산업은행은 ‘합의’냐 ‘계약 파기’냐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다만 결국 이에 대한 비판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배리 엥글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배리 엥글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사진제공=연합뉴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엥글 사장은 최근 한국을 찾아 이동걸 회장을 만나 한국GM의 R&D 법인분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시키며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은 산은이 한국GM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분할계획서 승인 건'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한국GM은 (주총) 결의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인용했다. 이로 인해 G&D 신설법인 설립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엥글 사장은 또 홍영표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R&D 법인분리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홍 의원 측은 산은 및 한국GM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엥글 사장은 당분간 국내에 머물며 관계자들과 협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GM의 신차 개발 물량 배정을 앞두고 연구개발 법인 설립을 연내 마쳐야 하려면 시간이 촉박한 탓이다.

시장의 예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산은과 GM이 합의를 거쳐 신설법인을 설립하거나 법적대응으로 맞부딪히는 경우다.

우선 GM은 산은이 요구한 신설법인 설립 관련 자료를 제출해 산은이 이에 동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회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신설법인 설립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회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정확히 계약이 100% 승계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GM은 국내 철수 의혹을 불식시키고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GM은 신설법인에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맡기며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GM은 로베르토 렘펠 GM 글로벌 수석엔지니어를 대표이사에 임명하는 등 핵심 임원 6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기도 했다.

다만 인력 감축은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경쟁력 있는 신설법인 만을 남긴 채 공장들을 폐쇄하는 방안도 없어지진 않는다. 이를 통해 한국GM이 흑자로 돌아서고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GM은 산은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그간 국정감사 등에서 GM 측은 10년간 한국시장에서 구조조정이나 생산시설 축소 등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 4월 인천 한국GM 부평공장을 찾아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오른쪽 두 번째),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오른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왼쪽 세 번째)과 면담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 4월 인천 한국GM 부평공장을 찾아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오른쪽 두 번째),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오른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왼쪽 세 번째)과 면담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GM과 산은이 끝까지 합의를 보지 못하게 되면 한국GM의 경영정상화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파국'을 맞을 수 있다.

한국GM은 법원의 결정에 항고할 방침이다. 법적 싸움으로 번지게 되면 GM은 한국GM에 대한 경영방침을 전면중단할 수 있다.

실제 한국GM이 개발한 '볼트 전기차'는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한국GM에는 일부 내연차만 맡기고 있다. 또 지난 5월 노사합의로 한국GM 창원공장에서 2022년부터 생산하기로 한 GM의 차세대 CUV 모델을 위한 생산설비 설립도 답보상태다.

엥글 사장은 이 회장 등의 면담에서도 신설법인 설립을 막을 경우 신차 배정 등을 전면 취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GM이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남은 4,000억원을 연말에 투자할지에 대해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서 할 수도, 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로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를 GM이 계약파기로 인정한다면 한국GM의 공장 폐쇄를 결정내릴 수 있는 빌미를 주는 셈이 된다.

판단이 어떻든 산은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를 본다면 2대주주로서 제역할을 못하고 GM에 끌려다닌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또 GM의 구조조정을 손놓고 볼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계약파기로 이어진다면 여론에 떠밀려 적절한 판단을 못했다는 등 비난의 화살은 물론 한국GM에 투입한 자금의 회수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황이 어떻게 되든 산은은 이에 대한 비판을 계속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많은 이들의 생존권이 걸린 사안인 만큼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y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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