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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각 세우는 '김종갑 사장'…한전, 전기요금 인상안 낼까
정부와 각 세우는 '김종갑 사장'…한전, 전기요금 인상안 낼까
  • 최형호 기자
  • 승인 2018.12.13 10:55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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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회수율도 평균인데 굳이…한전 "전기를 전기 쓰듯" 과소비 줄이자는 취지
한국전력의 전기세 인상에 대한 시동 걸기를 막무가내 식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의 전기세 인상에 대한 시동 걸기를 막무가내 식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최형호 기자] 한국전력(한전)이 산업용 심야 전기요금 인상안 제출에 대한 검토가 올 연 연말께 이뤄질 전망인 가운데, 업계는 산업용 심야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합당한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다. 이미 산업용 전기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낮지 않은 상황에서 왜 한전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반면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7월 취임식에서 "가능하면 연말쯤 산업용 심야전기요금을 조정(인상)할 예정"이라며 "연료비와 연동한 전기요금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 강조하며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인상 당위성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김 사장은 산업용 심야 전기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다.  취임 이후 한국의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해 '전기 과소비'를 하고 있다며 원가보다 싼 전기료를 인상해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사회관계서비스(SNS) 등 여러 소통 창구를 통해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전기 공급량 저하와 지난해 4분기, 올해 1·2분기 계속해서 영업 적자를 내며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는 한전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물음표를 달았다. 이미 원가회수율이 공급비용을 웃도는 상황에서 굳이 전기세를 인상할 당위성이 있냐는 것이다.

원가회수율이란 전력 판매액을 전력판매 원가로 나눈 값으로 100%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그 이상이면 전기를 원가보다 비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1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원가회수율은 114.20%였다. 이 때문에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합당한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 거세다.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할거면 요금의 절대적인 수준 이외에도 공급 원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 움직임은 전기 과소비보단 실적 악화로 인한 요금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실제 한전은 최근 유가 상승, 구입전력비 증가와 함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 1294억원, 올해 1분기 손실 1276억원, 2분기 손실 6871억원 등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는 흑자 전환해 1조395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318억원 손실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내막은?

김종갑 사장은 정부의 기조와 맞서가며 줄기차게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김 사장 지난 7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입콩(연료) 값이 올라 갈 때 그만큼 두부(전기) 값을 올리지 않았더니 두부 값이 콩 값보다 더 싸졌다"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단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은 김 사장뿐만 아니라 그간 한전 사장들이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사안이다. 요지는 "국내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싸기에 전기세는 연료기 가격 변동을 반영해야 한다"이다.

그러나 이는 전임 사장들도 한결같이 주장해온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명분에 불과할 뿐, 내막은 따로 있다고 귀띔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전이 원전 수출길이 막히고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영업 손실이 발생하자 전기요금을 인상해 실적 개선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한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한전의 수익 개선은 더욱 암울해졌고, 여기에 수출길이 막히면서 수익개선을 위한 가장 쉬운 카드가 전기요금을 올리는 길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한전의 주요 과제로 '에너지 전환정책'과 '원전 수출'을 꼽았다. 그러나 현재 김 사장은 한전의 원전 수출은 오히려 취임 전보다 수출 가능성은 물론 성과도 낮아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전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으로 크게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으로 나뉜다. 현재 영국 원전사업은 7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었고, 지난달에는 한전과 건설 계약을 협의하던 영국 원전사업 법인 '뉴젠'이 청산을 결정해 수출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의 경우 애시당초 1차 예비사업자 선정을 통해 원전 건설 후보국을 2~3개로 압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입찰에 참여한 다섯 나라에 모두 2차 기회가 주어졌다. 한전이 5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사업권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에 원전 수출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어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는 사안이 아니기에, 김 사장은 원전 수출에 대한 압박, 이에 따른 부담감은 임기 내내 안고 갈 것으로 보인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정부의 기조와 맞서가며 줄기차게 산업용 전기세를 인상해야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정부의 기조와 맞서가며 줄기차게 산업용 전기세를 인상해야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초점 '기업들 울상'

김 사장이 전기요금 인상안 제시 중 가장 초점을 두는 분야가 '산업용'에 쓰이는 전기요금이다. 김 사장은 최근 "산업용 심야 전기요금이 가정용, 일반용 보다 크게 싼 탓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에너지 과소비가 빚어지고 있다"며 경부하 시간대(오후 11시~오전 9시) 산업용 전기료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즉 김 사장은 국내 전기 공급 요금이 저렴해 "전기를 전기 쓰듯 하고 있다"며 과소비 남용 금지를 위해서라도 전기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가동률도 줄어드는 만큼 반드시 전기 과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산업용 전기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기조와 전면 배치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은 없다"고 공언한 만큼 전기요금 인상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가 원전을 폐쇄하고 국가전력체계 20% 정도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복안이어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만큼은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한전 또한 수익성 회복을 위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절실하기에 끊임없이 전기세 인상 방안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한전도 이런 정부의 기조에 발맞추고, 수익도 개선할 수 있기에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덕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공학 박사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급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려면 어쩔 수 없이 전기요금 인상 외에 달리 방법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경쟁국 독일과 비교해 결코 낮지 않다고 강조하며 결국 원전이 폐쇄돼면서 애꿎은 기업만 피해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한국과 경쟁국인 독일 같은 경우 산업용 전기요금은 가정용에 비해 절반 수준인데, 한국은 98% 수준이어서 결코 낮지 않다"며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을 거면, 원자력을 늘려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면 가정용, 영업용, 산업용 전기요금을 다 같이 적정선에 맞게 올려야 형평성에 맞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 요구는 정부와의 갈등은 물론 여론 악화, 산업계 반발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한전과 업계 간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 사장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려는 것과 관련해 "대기업에 편중된 전기료 특혜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업계는 원가회수율을 거론하며 결코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업계가 지난해 조사 결과 산업용 전기 원가회수율은 105%였다. 또한 국내 산업용 전기료 수준은 캐나다와 비슷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 사장의 말처럼 산업용 경부하 요금 할인폭을 10% 줄이면 한전은 연간 7000억원의 수입이 증가한다. 한전의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318억원 손실이 났으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이를 메우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업계 지적도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반면 기업이 내는 전기요금은 그만큼 증가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주력 수출업계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데, 전기요금까지 인상되면 경기 악하로 인한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악화로 수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전기세마저 인상되면 현상 유지에도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기존 원가회수율 수치를 보면 한전 입장에서는 크게 적자날 상황이 아닌데, 전기세 인상을 하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기업의 실적 개선 목적보다는 심야시간대에 전기요금이 저렴하게 공급되다보니 아무래도 낭비에 가까운 에너지를 소모하게 돼 전기 과소비를 없애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rhym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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