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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계의 ‘성과이익공유제’ 법제화에 대한 이유 있는 항변들
[사설] 재계의 ‘성과이익공유제’ 법제화에 대한 이유 있는 항변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12.06 09:08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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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기업과 협력사간 상생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협력이익공유제’의 연내 입법발의를 추진하면서 재계의 반발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자유주의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대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反시장적 조치’를 용납할 수 없다며 입법저지에 나섰다. 이들은 이 제도가 최근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기업들의 산업경쟁력을 더욱 훼손시킬 것이며, 이를 회피한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거래 비중만 늘려 되레 국내 중소기업들의 일감축소로 이어지는 역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론을 제기한다.

협력이익공유제는 문재인 정부가 취임 초부터 제시했던 100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대·중소기업 간 견고한 신뢰기반의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방안’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그 핵심은 대기업과 중소협력사가 위·수탁관계를 맺고 물품, 서비스 등을 판매해 발생한 재무적 성과를 사전약정에 따라 일부 공유하는 협력 모델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대기업의 이익을 일정 부분 중소기업에 나눠줌으로써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것으로, 애초부터 대기업들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되어 왔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실제 경영현실에 적용키 어려운 ‘개념’에 불과한 제도를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경총은 5일 발표한 ‘의견서’를 통해 이 제도에 대한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재무적 성과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경영원리에 배치된다는 점’을 꼽았다. 회사 전체 또는 부분적인 영업활동 결과의 최종산출물인 이익을 다른 기업과 공유토록 하는 것은 기업의 기본경영원리에 상치되며 기업의 독립‧책임‧자율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기술개발, 공정개선 등을 공동으로 추진해 원가단위에서 얻는 성과를 공유하는 방식은 가능하지만, 기업이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창출한 이익을 다른 기업과 공유해야 한다면 이윤추구를 위한 동기마저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경연도 같은 날 이 제도에 반대하는 7가지 이유를 항목별로 정리해 국회에 전달했다. 우선 협력이익공유제의 배분대상인 기업이익은 금리·환율·내수·수출 등 다양한 외생변수에 따라 수시로 변동할 수 있어 이익목표를 미리 설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 이익만 공유할 뿐 손실은 공유하지 않는 역차별이라는 점을 들어 대기업과 거래하는 일부 협력 중소기업에만 특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주재산권 침해 등 시장경제원리에 위배할 소지도 많으며 ‘글로벌 스탠더드’와도 거리가 멀어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력만 저하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이 제도를 자율성에 바탕을 둔 인센티브 제도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법제화가 이뤄지면 어떤 형태로든 기업경영에 대한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협력재단을 통해 제도를 관리하고 또한 협력이익공유제 이행기업과 비(非)이행기업 간에 직·간접적인 정책지원 차별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강제성을 가진 의무제도로 운영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현 정부의 반(反)기업 정서에 피해의식이 있는 대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이 제도의 도입이 정당한 경영활동을 침해하는 또 다른 형태의 규제로 여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들린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협력의 대가로 돈을 주는 것은 후진국에 고기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유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의 대기업 종속을 가속화시키는 한편 기업가정신까지 무너뜨려 결국 경쟁력을 잃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중소기업에 돈을 줄 것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재계는 그 대안으로 기존의 ‘성과공유제’ 활성화 카드를 제안하고 있다. 협력이익공유제가 공유방식을 금전으로 제한한 반면 성과공유제는 원가절감, 품질향상, 물량확대, 납기연장 등 활용성이 다양하다는 이유에서다. 201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린스턴 대학의 앵거스 디턴 교수는 “시혜적인 원조는 삶을 스스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해 보이는 ‘성과이익공유제’ 법제화를 재고하길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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