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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토크] 대한항공 박창진 손배 판결 ‘그 씁쓸함’
[뒤끝 토크] 대한항공 박창진 손배 판결 ‘그 씁쓸함’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12.21 02:28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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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 (사진=김영봉 기자)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 (사진=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전 국민이 다 아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피해를 본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19일에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지요. “대한항공이 박 전 사무장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라는 1심 판결 내용입니다. 

2016년 5월 박 전 사무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휴직을 했다가 복직하는 과정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며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낸지 2년 하고도 7개월 만에 나온 판결인데요. 법원이 일부 박 전 사무장에 손을 들어 준 셈이죠. 땅콩회항 사건 직후 회사 측이 사내 조사 과정에서 “자진해서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하라”며 허위 진술을 하도록 회유·협박을 했다는 것을 인정한 겁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영 개운치 않습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대한항공에 대한 강등처분 무효 확인 청구는 모두 기각시켰기 때문이지요. 법원은 조 전 부사장에게도 3000만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조 전 부사장 측이 1억 원을 공탁한 점을 받아들여 기각 시켰고, 대한항공이 영어 평가 점수에 따라 휴직 전 팀장급이던 박 전 사무장을 평직원으로 복직시킨 것도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또 소송비용의 90%는 원고, 즉 박 전 사무장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즉 2000만원을 받고 소송비용 90%는 박 전 사무장이 부담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됐습니다. 이긴 것도, 그렇다고 진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네요. 

이번 판결을 바라본 대한항공 직원들과 네티즌들의 반응에서도 찝찝함은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대한항공 한 직원은 “이게 도대체 무슨 판결이냐? 승소했다는 건지 패소했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판결이다”며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진 것인데 사법부의 판결이 이것밖에 되지 않아 실망감이 크다”고 토로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지요. 네티즌들은 법원의 이번 판결을 두고 “역시 법은 가진자 편이네, 판결 쩐다.(envi****), "공탁금이 있어서 기각하는구나, 이게 법인지, 이러면 갑질이 근절 안될 듯(meer****)", "법이 약자를 보호하고 똑같이 국민을 대우해야 되는데 이건 돈 있는 자를 대변하는 사회가 됐다. 갑질 해도 그냥 그냥 넘어가는 구나.(dolb****)”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요. 

4년을 고통 받고, 2년7개월 동안 싸워온 박 전 사무장의 소송에서 이런 결과는 기자로써 참 아쉬움이 큽니다. 2심이 진행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 같은 씁쓸함을 반복하고 싶진 않네요.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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