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03-24 00:00 (일)
[유연미 칼럼] 참 부끄러운 한 해였다
[유연미 칼럼] 참 부끄러운 한 해였다
  • 유연미 논설위원
  • 승인 2018.12.31 09:45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연미 논설위원
유연미 논설위원

한 장만을 남겨놓은 일력, 무엇을 의미할까. 아침 창 밖의 풍경이 이채롭다. 처마 밑의 거미줄, 주인은 온데간데없다. 그저 바람에 흔들릴 뿐이다. 온통 잿빛 나목들로 둘러싸인 관악산의 초입, 쓸쓸하기 그지없다. 눈에 띄는 길고 하얀 형체, 반짝인다. 얼음이다. 계곡의 물이 얼었다. 꽁꽁 얼었다. 보기에도 너무 시린 그 얼음, 지금 국민의 마음이다. 주인은 없고 텅 빈 국가, 그곳도 얼었다. 국민도 국가도 동장군에 에워싸여 있다. 그 동장군은 여의도에서 왔다. 그 대표적인 몇면을 반추해 본다.

‘꼴불견’;
음주운전에 적발된 평화민주당 이용주의원의 언행, 대표적인 ‘‘역설’의 중심에 있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주장한 그,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에 소위 ‘윤창호법’을 발의 해야 한다고 나선 그였기에 더욱더 그러했다. 더욱이 남의 일인 양 진행된 그의 인터뷰 태도와 내용, 정말 가관중의 가관이었다. 국민의 공분이 폭발된 이유다. 급기야 자신의 지역구민(여수)이 뽑은 10대 뉴스에 1위를 수상한다. 당연 축하 받을 일이다.

‘공항 갑질’의 주인공 더불어 민주당 김정호의원의 변명, 치졸의 극치다. 자신이 저지른 치부를 자신을 음해하기 위한 ‘음모론’이라고 일갈한 그, 심지어 문재인정부의 ‘공격’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여기서 하나 더, 오히려 자신이 갑질의 피해자라고 내세웠다. 그렇다. ‘적반하장’의 주인공이 던진 ‘신의 한 수’다. ‘점입가경’이다.

위 사건들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는 거셌다. 이에 대해 “한 개인의 일탈이요. 우리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지요” 한 손을 흔들며 손사래를 친다. 국회의원들의 말, 말이다.

‘실세 예산’;
하루 새에 많은 국민세금이 실세들만을 위한 잔치의 전리품이 되었다. 결국 골방’에서 이루어진 그들만의 리그, 국민들의 질타는 하늘을 찔렀다. 이에 대해 “무슨 얘기요 실세들의 욕심일 뿐이죠. 우리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지요” 두 손을 흔들며 손사래를 친다. 국회의원들의 말, 말, 말이다.

‘셀프 세비인상’;
여기에서도 그들만의 리그가 이루어졌다. 전년 대비 1.8%의 국회의원 세비 인상, 그 주인공이다. 국민들의 공분이 청와대를 뒤흔들었다. 이에 대해 “무슨 얘기요 우리는 월급을 올린 것이 아니라 수당을 올렸을 뿐인데. 그것도 ‘공무원 보수 증가율을 적용하지 않은’…” 온 몸을 흔들며 손사래 친다. 국회의원들의 합창이다.

그렇다. 이 모든것들도 부족했던 모양이다. 오늘 이 순간에도 몇몇의 여야의원들은 '외유 논란'의 중심에 있다. 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해도해도 너무한다. 마지막까지 국민들의 가슴에 까만 그림자로 남을 작정인 모양이다. 올해의 마지막 남은 일력의 한 장, 볼 낯이 없다.

어둠이 내려앉는 늦은 오후, 창 밖의 풍경은 그대로다. 변화가 없다. 달라진 것은 오직 필자. 갑자기 한파가 밀려온다. 숨을 쉬지 못할 정도다. 경추가 부러지고 그리고 늑골과 요추가 부러진다. 이젠 꼼짝할 수 없다. 생각나는 논어의 한 구절에 그 시린 마음을 대신한다.

‘가여언이불여지언(可與言而不與之言)이면 실인(失人)이요, 불가여언이여지언(不可與言而與之言)이면 실언(失言)’이다.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더불어 말할 만한 사람과 말하지 않음은 사람을 잃음이요,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 사람과 말함은 말을 잃음이다.’

참 부끄러운 한 해였다.


yeanmi@gmail.com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