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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지나친 낙관적 해석을 경계 한다
[사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지나친 낙관적 해석을 경계 한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1.02 09:0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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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조선중앙 TV로 방영된 육성 신년사를 통해 우리정부와 미국에 새로운 숙제를 던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건 없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용의’를 밝히는 한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결국 대북재제의 수준과 범위의 ‘톤다운’을 겨냥해 우리정부와 미국 측에 대화재개의 필요성을 ‘동시타전’한 셈이다. 결국 우리정부에게는 좀 더 적극적인 대북투자와 대미설득을 주문함과 동시에, 미국에게는 협상진전을 위해 자신들이 양보한 만큼 ‘상응조치’의 결단을 요구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날 김 위원장이 제시한 핵무기의 생산, 시험, 사용, 전파를 하지 않겠다는 ‘4불’ 언급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지난해 4월 노동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서에 등장한 시험, 사용, 전파 ‘3불’에다 생산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직접 핵무기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그가 지난해 신년사에서 핵탄두와 탄도로켓을 ‘대량생산’해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한 것과는 정반대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조야에서 북미대화가 진행되는 중에도 북한이 끊임없이 핵능력을 증강해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언급을 두고 김 위원장이 상황에 따른 추가 ‘핵 무력 증강’ 포기를 통한 ‘핵동결’ 가능성을 간접적으로나마 비친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반면 김 위원장이 핵 신고와 검증 등 결정적인 추가 비핵화 조치는 언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 시험, 사용, 전파하지 않겠다는 언급에 머문 것은 전형적인 ‘핵보유국’들의 논리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즉 이미 재작년 11월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재제완화 수준의 ‘상응조치’를 미국이 제공하지 않을 경우 현재 보유한 핵에 대해서는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비핵화 용의가 있지만 미국이 일방적인 제재와 압박을 지속한다면 ‘판’을 깰 수도 있다는 사실상의 ‘플랜 B’도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히 미국이 ‘고질적 주장’에서 대범하게 벗어나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원칙에서 ‘공정한 제안’을 내놓고 올바른 협상자세와 문제해결 의지를 갖고 임한다면 원하는 ’종착점‘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도 주장하며 국제사회에 으름장을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조건 없이 재개하겠다는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북과 남이 굳게 손잡고 겨레의 단합된 힘에 의거한다면 외부의 온갖 제재와 압박도 그 어떤 도전과 시련도 민족번영의 활로를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의 저의는 대북제재 문제를 미국과 상의해 유엔을 통해 ‘승인’을 받는 현재의 구도와, 이 구도를 벗어나지 않는 우리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정부가 남북관계 진전을 원한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신경 쓰지 말고’ 적극적으로 경협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셈이다.

이번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는 ‘고차 방정식’같은 양면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에 대해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대화의 강력한 의지를 밝히면서도 일방적 양보는 강요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정부에 대해서도 표면적으로는 제안의 형식에 가깝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재개란 반갑기는 하지만 풀기 어려운 숙제를 던졌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이러한 신호에 대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가 향후 북미협상 전개에 있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북경협 문제 역시 대북제재와 관련한 전반적 국면전환 없이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 같은 이슈를 제기하고 나선 것도 향후 우리정부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이러한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기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겉만 보지 말고 행간을 읽어야 하며,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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