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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적자국채 폭로 논란 ‘조직 안위’보다 ‘국민 알권리’가 먼저다
[사설] 적자국채 폭로 논란 ‘조직 안위’보다 ‘국민 알권리’가 먼저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1.03 09:25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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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로 민간인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기획재정부도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2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임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관철시킨데 이어 신 전 사무관이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하고 KT&G 사장선임에 개입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소집을 요구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른바 현 정권의 비리 폭로로 비롯된 ‘5, 6급의 난’이 점입가경의 형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정부가 검찰 고발을 선택한 것은 폭로의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을 것을 우려한 위기의식의 발로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발당한 당사자들과 야당은 내부고발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스스로를 되돌아보기는커녕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내부고발자를 법의 이름을 빌려 부당한 압박을 행사하려는 행위를 중단함과 동시에,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의혹을 풀어주는 게 정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이번 검찰 고발을 무리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판례에 있어서도 형법 127조의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비밀’ 그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의 비밀누설에 의해 위협받는 ‘국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또한 법령에 의한 ‘직무상의 비밀’이란 실질적으로 그것을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고발이라면 폭로의 내용을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가장 우위에 있는 가치는 국민의 알권리라는 것을 강조한다.


신 전 사무관도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격에 나섰다. 차영환 청와대 전 경제정책비서관(현 국무조정실 2차장)의 실명을 밝히며 지난 2017년 11월 청와대가 적자국채 추가발행을 압박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기재부가 적자국채 발행 않기로 하고 보도 자료를 작성하자, 당시 차 비서관이 전화로 해당 보도 자료를 취소하고 국채를 발행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내부고발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바이 백(국채조기상환)이 하루 전 취소되는 의사결정 과정에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공익신고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측의 주장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국채 추가발행 검토 배경이다. 적자국채를 늘리거나 줄이는 건 정책의 영역이다. 나랏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을 때 적자국채 필요성은 커진다. 모자라는 예산을 빚으로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세금이 많이 걷히면 적자국채를 적게 발행한다. 나랏빚을 갚기도 한다.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에 관여할 권한이 있다고 밝힌 건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하지만 당시 적자국채를 발행할 상황이 아닌데도 이전 정권에 부담을 지우고 현 정권의 실적을 치장하기 위한 분식회계를 논의했고 강행하려 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야당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상임위 소집을 넘어 강제조사가 가능한 특별검사 도입과 국정조사까지 요구할 움직임이다. 국채관련 의혹은 통계의 신뢰성 차원을 넘어 정부의 도덕성과 국가신인도가지 직결된다는 점에서 기재부는 ‘정치적 고려’가 아닌 ‘정책적 판단’이었다는 부적절한 해명보다 먼저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당선자 시절 국정기획자문회의에서 “공익신고자 보호를 대폭 강화해 부정부패와 타협하지 않은 공익신고자들이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패와 공익침해 행위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때 청렴 한국을 실현하고 선진국 수준의 국가경력을 갖출 수 있을 것”라고 밝힌 바 있다. 초심을 잃은 정부가 성공하는 사례가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잘못이 있으면 국민의 알권리를 억압하지 말고 겸허히 밝히는 용기를 발휘하기를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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