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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튜브 정치 독(毒)아닌 약(藥)이 되려면 상호존중 ‘룰’ 있어야
[사설] 유튜브 정치 독(毒)아닌 약(藥)이 되려면 상호존중 ‘룰’ 있어야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1.06 11:02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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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거센 ‘유튜브 바람’이 폭풍을 넘어 태풍으로 세력을 키워가고 있는 모양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면서 보수와 진보진영의 ‘온라인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원외 인사지만 온라인에서는 당 대표, 국회의원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단 주목도로만 봐서는 ‘유튜브 정치’가 ‘여의도 정치’를 훌쩍 뛰어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들의 개인적 인기관리와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겨냥한 정제되지 않은 독설이 이른바 ‘유튜브 키즈’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인들의 유튜브 방송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여야 현직 국회의원들 100여명이 각자 유튜브 채널을 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직 의원들까지 포함하면 현재 300여개의 정치인 유튜브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기존 미디어에서 벗어나 유튜브로 옮겨간 것은 나름의 전략이다. 기본적으로 TV는 편집권이 PD에게 있어 하고 싶은 말을 하더라도 PD에 의해 방송에 나갈 말들이 선별되어진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는 편집 권한이 자신에게 있으며 거추장스러운 윤리규정도 없다. 게다가 적은 비용으로 자신을 전국구로 알릴 수 있다는 점은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이다.

여기에 더해 유튜브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유튜브로 뉴스를 접하는 중장년층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과 IT환경 변화로 정보의 접근이 더욱 쉬워지고 있다. 이는 전자기기에 접근이 어려웠던 중장년층이 정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정보에 접근하는 속도 역시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신문과 방송은 정해진 시간에만 접할 수 있지만 유튜브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24시간 어디서든 방송을 보는 게 가능하다. 뉴스의 유통구조를 완전히 변혁시켜 ‘소식’을 실시간으로 직 배송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 명망을 내세워 유튜브 방송을 하는 이는 많지만 보수진영 홍 전 대표의 ‘TV홍카콜라’가 대표주자로 꼽힌다. 이 방송은 지난 3일 구독자수 18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구독자 수에 걸맞게 영상 당 조회 수도 최소 4만에서 최대 40만을 넘기고 있다. 다수의 정치인들 채널이 구독자 수에 비해 조회 수가 턱없이 낮은 것과 비교하면 시청자 충성도가 상당히 높다. 홍 전 대표는 ‘TV홍카콜라’를 통해 다양한 정국현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특유의 독설로 여과 없이 밝히고 있다. 때로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쳐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만의 정치영역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기에 강력한 진보진영의 도전자가 등장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 JTBC ‘썰전’ MBC ‘100분토론’ 등으로 입담과 박학다식함을 과시하며 대중적 인기를 구가해 온 유 이사장의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5일부터 첫 방송을 개시하면서 초반부터 만만찮은 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알릴레오’는 하루 만에 누적조회 수 59만회를 넘기며 홍 전 대표의 최다조회를 기록한 영상을 훌쩍 뛰어 넘었다. 유 이사장은 이 채널이 우리사회의 다양한 정책현안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그 역사와 맥락을 사실의 증거를 토대로 들여다보는 ‘내비게이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치전문가들은 홍 전 대표와 유 이사장 채널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배경으로 기성정당이나 언론에 대한 불신이 투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또한 내년 4월의 21대 총선, 2022년 3월의 20대 대선 등 굵직한 선거들이 다가오면 잠재적인 대권 잠룡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의 유튜브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어쨌든 보수진영이 압도적으로 자리 잡은 유튜브에 여권거물인 유 이사장의 등판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권 전쟁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런 까닭에 유튜브 정치가 우리정치의 그릇된 측면만 부각시키는 독(毒)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목소리도 높다. 부디 상대방을 존중하고 건전한 비판이 오가는 약(藥)이 되는 새로운 ‘정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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