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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윤수 자조단장 "금감원, 주가조작 조사권 독점 고집해야 하나"
[인터뷰] 이윤수 자조단장 "금감원, 주가조작 조사권 독점 고집해야 하나"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1.09 07:3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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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자본시장조사는 ‘제로섬게임’이 아닙니다. 주가조작 등을 하는 ‘나쁜 놈’을 더욱 효율적으로 잡자는 것이죠. 도둑 잡는 일을 혼자 다하겠다고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새해 들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이 종합검사 등을 놓고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두 기관의 갈등은 해묵은 오래된 것이지만,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갈등의 씨앗은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이었다.

자조단은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서 주가조작 엄단을 지시하면서 출범했다. 출범 이후부터 금감원의 조사 업무와 중복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고 양측 갈등은 2015년부터 본격 표면화됐다.

금감원은 자신의 고유권한인 조사권이 자조단에 의해 침해당했다고 믿고 있다. 여기에 작년 금융위가 자조단의 인원을 2배 증원하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금감원의 박탈감은 더욱 커졌다. 단장은 금융위 출신이 맡고 있지만 검찰과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에서도 파견을 나와 있는 일종의 태스크포스(TF) 팀이다.

이윤수 자본시장조사단장/사진=아시아타임즈
이윤수 자본시장조사단장/사진=아시아타임즈

이에 대해 이윤수 자조단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조사권을 행사하는(자본시장법 제 426조) 금감원이 이를 독점하겠다는 것은 본분을 벗어난 얘기”라고 지적했다. 경찰에도 지구대와 광역수사대가 있듯 업무가 중복된다는 얘기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 24명 수준의 자조단 인원을 증원한다는 것도 행정안전부의 감독을 받고 있어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며 “일 년에 한두명 증원하는 일도 어려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항상 20건의 처리할 사건이 밀려있을 정도로 정체에 시달린다”면서 “24명 중 조사를 전담하는 인원은 17명에 그친다”고 소개했다.

현재 자본시장조사단은 1년에 100여건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와 시장질서교란행위 등의 사건을 처리한다. 이 중 현장(강제)조사권이나 디지털포렌식이 필요한 중대한 10~20건의 사건은 자조단이 처리하고 나머지 80여건은 금감원이 맡고 있다.

자조단에는 서울남부지검에서 파견 나온 검사가 이 단장과 함께 사건의 경중을 판단해 배당한다. 이미 금감원은 전체 자본시장 조사 사건의 80%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금감원은 금융위만이 보유하고 있는 현장조사권과 디지털포렌식 확보를 노리고 있다.

윤석헌 원장도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올해 목표를 제시했다. 또 금융위원장이 권한을 갖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지명도 금감원장이 행사할 수 있도록 법 개정 추진도 지속할 계획이다. 현행 사법경찰직무법은 금융위원장이 금감원 직원을 추천할 수 있게했지만, 실제 사례는 전무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단장은 “특사경으로 지정되는 금감원 직원은 노조활동을 할 수 없고 금융위 대신 검찰의 지휘를 받게 된다”면서 “금감원 내부에서도 책임이 커지기에 특사경 지명 등을 주저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보다 효율적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검찰과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단장은 거래소 시장감시본부에 대한 조사권 부여는 “스스로 원하지도 않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도 않다”면서 일축했다. 책임의 확대를 우려하는 거래소의 수용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등의 ‘정치 테마주’가 판을 치고 있는 데 대해 “테마주라고 모두가 주가조작에 해당되는 건 아니다”면서 “다만, 대주주나 임원 등이 해외투자와 같은 호재를 언급해 주가를 띄우면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할 여지는 있다”고 봤다.

지난해 제약사 A는 언론사에 진행하고 있는 항암제 임상과 관련해 ‘해외논문 투고’라는 허위사실을 제보했고 주가는 크게 올랐다. 추후 해외에 논문을 투고한 사실이 없음이 밝혀졌지만, 별다른 처벌이나 조사를 받지는 않았다.

이 단장은 “이득을 목적으로 거짓 정보를 흘리고 주가를 팔아 부당이득을 취하지는 않아 주가조작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정황증거가 아니라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법정에서 유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단순 미공개정보이용이 전체 주가조작 사건의 30%를 차지하지만 날로 그 수법은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이 단장이 가장 악질로 보는 주가조작은 무자본 인수·합병(M&A)다. 무자본 M&A는 속칭 기업사냥꾼이 자기 돈 한 푼들이지 않고 대출을 받아 상장기업 최대주주 지분을 사들이는 거래를 말한다. 회사를 인수한 후 허위 호재공시 등으로 주가를 올린 뒤 지분을 팔아치워 부당이득을 챙긴다.

이윤수 자본시장조사단장
이윤수 자본시장조사단장

이 단장은 “무자본 M&A는 단순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가 아니라 회사 자체를 망가뜨린다”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투자자들에 “최대주주가 자주 변경되는 기업을 매우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갑자기 나오는 해외수출 등 호재성 정보가 진실한 정보인지 생각해 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단장은 “금감원과의 협업(cooperation)을 통해 주가조작범을 얼마나 잡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금감원 조사부서가 인기도 없고 고생이 많지만, 상당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 단장은 인천 광성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제 39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금융감독위원회 법규심사과, 증권감독과, 감독정책과 등에서 일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금융규제개혁팀 과장,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실 행정관, 정책실장 보좌관 등을 거쳤다. 금융위 출범 이후에는 정책개발팀장과 금융시장분석과장, 보험과장, 중소금융과장, 은행과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해 2월 자조단장으로 선임됐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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