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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술, 놓쳐버린 삶
[정균화 칼럼] 술, 놓쳐버린 삶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9.01.08 08:50
  • 19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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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우리는 언제나 술을 마신다. ‘이별을 했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이 잘되지 않아서…’,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오늘은 비가 와서 혹은 날이 좋아서…’. 술을 마실 이유는 언제나 충분하다. 성인이 되고 술을 마시면서 그제야 진정한 어른이 돼 가는 거라 생각해 왔다.

술을 조금 줄여야겠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술 마실 이유와 상황은 점점 늘어 갈 뿐. 여간해서는 술은 줄지 않는다. 어쩌다 양을 줄여 보지만 순간일 뿐이다. 문제를 직감한 누군가 더 강한 의지로 술을 줄이려 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노력은 아무 소용없었다는 걸 발견하고 만다. 내가 사랑한 술, 놓쳐 버린 삶 그리고 시간에 대한 이야기 [어느 애주가의 고백, 著者 다니엘 슈라이버]이다.

줄이고 통제하려는 노력에도 술은 어느 순간 의지의 효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술을 진지하게 생각해 오지 않았다. 술이 어떻게 사람의 찬란한 젊음의 시간을 빼앗아 가는지 말이다. 술은 열정과 도전들로 꽉 채워져야 할 인생의 골든타임을 소멸시킨다. 시간이 흐를수록 신경질적이거나 허풍을 늘어놓으며 변해 가는 성격과 수명 단축이나 각종 질병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만든다. 지금보다 조금 더 발전적인 무언가를 원하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암담한 현실. 그렇기에 다시 술을 찾는다. 위로가 필요한 삶의 탈출구란 결국 술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렇게 우리의 악순환은 시작됐다.

상실감과 슬픔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알지 못한 채…가장 오래된 실험에 근거하면 술을 마시는 사람의 수명은 평균보다 17년 짧다고 한다. 그렇다고 건강하게 살던 어느 날 생명이 끝난 것도 아니다. 이 화학 덩어리들과 몸속 세포가 복잡하게 얽혀 지내며 장기 중 어딘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심각한 고독에 휩싸여 앞으로 계속될 날이 기대되지 않게 만드는 일도 술이 낳은 열매다. 갖고 싶고 누리고 싶던 것들을 거창하게 엮어 허황된 거짓을 일삼아도 그것이 술로 인한 뇌 회로의 통제 불능 상태로부터 기인된 것임을 알지 못한다. 자책과 자기 연민, 자기기만과 고통, 후회스러운 삶이라는 열매의 뿌리에 술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술과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 갈 수 있을까?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최근 발간된 WHO(세계보건기구)의 '술과 건강에 대한 국제 현황 보고서 2018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5년~2017년 연평균 1인당 알코올섭취량은 10.2L다. 우리나라의 연평균1인당 알코올섭취량이 아시아권에선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국가들인 중국이나 일본등과 비교해도 많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남성 100명 중 12명가량(2016년 기준)이 술과 관련된 질환이나·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하루 평균 13명 이상이 술 때문에 숨지고 있고 음주로 인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WHO는 "한국의 알코올 섭취량이 2020년에는 10.4L, 2025년에는 10.6L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우리나라도 최근 강화된 음주운전은 대형 사고가 높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숨에도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경찰청’은 현행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 농도 0.05%를 0.03%로 강화하고, 음주운전으로 두 번 적발되면 면허를 취소하되 고속도로 음주운전은 적발 즉시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 특히 6명 중 한 명의 청소년이 음주 경험이 있고 해마다 그 비율이 늘고 있다. 금주 구역 지정은 청소년 음주환경 노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한 달 동안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청소년은 16.9%, 이 중 절반은 음주량이 소주 5잔이 넘었다. 청소년의 음주 행태는 계속 이어져 15세 이상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OECD 평균을 넘었다. 폭음 율도 30.5%로 전 세계 평균, WHO 지역별 평균보다 훨씬 높다. 심각한 청소년 음주 실태에 정부가 '금주 구역'을 만들기로 했다. 알코올은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筆者 주변에도 폭음을 일상으로 해왔던 지인들은 후유증으로 이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상당수 입증되고 있다.

“칼에 의해서 죽은 사람들보다는 과식과 과음에 의해서 죽은 사람들이 더 많다.”<윌리암 오슬러>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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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하 2019-01-09 08:18:39
문제를 직감한 누군가 더 강한 의지로 술을 줄이려 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노력은 아무 소용없었다는 걸 발견하고 만다. 내가 사랑한 술, 놓쳐 버린 삶 그리고 시간에 대한 이야기 [어느 애주가의 고백, 著者 다니엘 슈라이버]이다.

줄이고 통제하려는 노력에도 술은 어느 순간 의지의 효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술을 진지하게 생각해 오지 않았다. 술이 어떻게 사람의 찬란한 젊음의 시간을 빼앗아 가는지 말이다. 술은 열정과 도전들로 꽉 채워져야 할 인생의 골든타임을 소멸시킨다. ....

회장님은 때론...점쟁이같습니다. 제가 어떤것에대해 고민할시점에 몇번이고 그에 맞는 글을 보내주셔서 다시금 제 고민에 빛을주시고 용기를 주시니까요.! 깊히 와닿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