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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칼럼] 20, 30대 젊은 통풍 증가… ‘술 권하는 사회’가 아닌 ‘건강 권하는 사회’가 되자
[의학 칼럼] 20, 30대 젊은 통풍 증가… ‘술 권하는 사회’가 아닌 ‘건강 권하는 사회’가 되자
  • 송란 강동경희대학교 류마티스내과 교수
  • 승인 2019.01.09 06:30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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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 강동경희대학교 류마티스내과 교수
송란 강동경희대학교 류마티스내과 교수

통풍은 요산나트룸(monosodium urate) 결정들이 관절이나 관절 주변에 침착하여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급성통풍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 침범 부위에 극심한 통증과 발적, 부종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진통소염제와 같은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쉽게 사라지지만, 요산 조절 없이 방치할 경우 급성 발작이 나타나는 빈도도 잦아지고 약을 복용하더라도 통증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진다. 이후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요산이 관절 주위에 쌓여 통풍 결절이 되는 ‘만성결절통풍관절염’으로 진행 된다. 통풍 결절은 보기에 좋지 않을뿐더러 튀어나온 부분 때문에 걷거나 신발을 신는데도 불편하다. 또 안으로는 관절을 손상시키고 나아가 관절 변형을 일으킨다. 또한 적절한 요산 억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신장 기능 저하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통풍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 및 심혈관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이 밝혀져 통풍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통풍의 발생율이나 유병율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2007년에는 1000명당 3.49명이었던 통풍 유병율이 2015년에는 1000명당 7.59명까지 증가되었다(김지원 등, Rheumatol Int, 2017년). 특히 우리나라의 통풍 유병율과 발생율 조사 결과에서 다른 나라들과 비교되는 특징은 20-30대의 젊은 연령에서 발생율의 증가 정도가 고령에서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20-30대에서 새로운 통풍 환자가 더 빠르게,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풍 발생에 가장 중요한 원인은 요산 증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고요산혈증이 이미 20대부터 30대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김윤경 등, Clinical Rheumatology, 2018년). 이는 20-30대의 증가하는 통풍 발생율과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고요산혈증의 발생에는 유전적인 요인과 식습관, 동반 질환, 복용하는 약물 등이 영향을 준다. 40세 이전에 발생한 통풍과 40세 이후에 발생한 통풍의 특징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40세 이전 발생 통풍이 음주나 생활 습관과 더 연관이 많음을 보고했다(Zhang 등, Medicine, 2016년). 또한 젊은 나이에 통풍이 생기는 가장 중요한 위험 요소로써 비만이 밝혀지기도 했다(DeMarco 등, Arthritis Care Res (Hoboken), 2011년).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20-30대에서 통풍의 빠른 증가를 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로 최근 몇 십 년 동안 세대 간의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이 빠르게 달라졌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20-30대는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와는 조금 다른, 서구식의 식습관에 익숙한 세대가 되었다. 또한 바쁜 직장 생활로 인하여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적다. 여러 기술의 발전은 생활 속에서의 움직임을 줄이는데 더욱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젊은 연령에서 비만율이 증가하는 것 역시 통풍 발생의 증가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젊은 통풍 환자가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질병을 가지고 살아갈 날이 많기 때문이다. 긴 유병기간 때문에 통풍으로 인한 관절 변형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더 많고, 그래서 더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오히려 젊기 때문에 더 병원을 찾지 않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생활이 바쁘고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젊음이 주는 건강에 대한 자신감도 치료를 미루는 이유 중 하나로 생각된다. 하지만 치료에는 언제나 적기가 있고, 그것을 놓치고 이미 합병증이 생긴 뒤에는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통풍의 치료는 약물 치료가 기본이다. 급성 발작기가 지나면 요산을 억제하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한다. 약물 치료와 함께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의 교정도 필요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분들은 표준 체중까지 몸무게 감량을 해야 하고, 채소 위주의 저칼로리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나 술,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 고기의 내장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처음 통풍을 진단받고 피해야 할 음식들을 말씀 드릴 때, 금주를 하시라는 말에는 대부분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통풍 환자가 피해야할 단 한 가지 음식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술’을 고를 정도로, 통풍 환자는 반드시 금주를 하는 것이 좋다.

연말연시다. 특히 이맘때는 평상시 요산이 잘 조절되시던 분들의 요산 수치도 요동을 치고, 년 최고치를 기록하는 시기이다.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는 하나, 막상 진료실에서 느낄 때는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2019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술 권하는 사회’가 아닌 ‘건강 권하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ssongchang31@khn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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