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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칼럼] 연초부터 가짜뉴스 탓하는 문대통령
[강현직 칼럼] 연초부터 가짜뉴스 탓하는 문대통령
  • 강현직 주필
  • 승인 2019.01.10 14:18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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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강현직 주필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언론의 ‘경제실패 프레임’으로 성과가 있어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정부의 정책을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폄훼하는 가짜뉴스 등의 허위정보가 제기됐을 때는 초기부터 국민께 적극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며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조직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단호한 의지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사실 가짜뉴스는 생각지도 못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개인적인 단체대화방에 고인이 된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이 남긴 것이라는 ‘미공개 수첩’의 글이 등장했다.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었고 대화방의 많은 사람들이 검찰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절박한 심정에서 작성한 글로서는 문장이 너무 깔끔하다’고 댓글을 달고 내용을 믿어야 할지 고민했다. 곧 이어 사령관측 담당변호사가 “미공개수첩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100% 가짜뉴스로 고인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공식 발표했다.


가짜뉴스는 뉴스 형식을 갖춘 정교하게 공표된 일종의 사기물 또는 허위정보로 매체 수가 증가하고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이 늘면서 더욱 양산되고 있다. 가짜뉴스는 오보나 왜곡된 뉴스와는 다르게 언론으로 포장되어 진짜 뉴스처럼 사람들을 속이고 있어 더 우려스럽다. 실제로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도 가짜뉴스가 횡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날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는 뉴스는 무려 96만 건의 공유를 기록했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내용은 79만 건을 기록하며 트럼프 당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지만 잘못된 정보가 폭발적으로 퍼져 나가 악영향도 그만큼 커진다.


각 나라들은 가짜뉴스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독일은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자 세계 최초로 법적 규제를 내놨다. 유포자 뿐 아니라 플랫폼 기업까지 규제하는 법을 만들었다. 기업은 플랫폼에 올라온 가짜뉴스, 혐오발언 등을 모니터링하고 불법정보를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으면 플랫폼 기업에 최대 50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646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미국은 언론사와 소셜미디어 등 민간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있는데 ‘페이크뉴스’가 올라오면 바로 팩트체크가 된 기사들이 자동적으로 따라붙어 사실 여부를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는 조작의 고의성과 악의성을 따져 거짓 정보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짜뉴스의 폐해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가짜뉴스를 단속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와 신중한 법률 검토를 거쳐 가짜뉴스의 개념을 정의하지 않으면 또 다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민단체들도 가짜뉴스를 정의하기가 어렵고 처벌하더라도 명예훼손죄 등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규제가 또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초 문 대통령의 가짜뉴스 대처 지시는 적절치 않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자신의 비위를 덮기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공익제보자가 아니라 그의 주장은 단순한 ‘카더라’ 뉴스에 불과하다”는 등 폭로의 진실성을 놓고 정치권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이 때 가짜뉴스를 단호히 대처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편파적인 정치적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표현의 자유는 물론 보수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권위주의적 행태'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연초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가짜뉴스를 국정 지지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현재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정부의 경제 무능’ 뉴스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대처가 국민의 알 권리와 정보의 선순환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복선에 기초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대통령은 가짜뉴스를 탓하기에 앞서 국민들에게 실정을 솔직히 시인하고 지도자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성숙한 모습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jigk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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