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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정의를 실천하는 길
[정균화 칼럼] 정의를 실천하는 길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9.01.10 09:05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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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사람들은 결코 자신이 타인의 불행을 보고 기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타인의 불행에 기뻐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못된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도 자신에게 그런 심리가 있다고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타인의 불행을 보고 기뻐하는 마음이 정말로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불륜이나 이혼 문제로 비난받는 사람, 표절 의혹으로 비난받는 사람, 학력 사칭으로 비난받는 사람, 실언으로 비난받는 사람…. 텔레비전이나 잡지에서 그런 사람들에 관한 보도를 흥분된 기색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연예인의 스캔들 기사가 실린 잡지가 잘 팔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무심코 타인의 불행을 보고 기뻐하는 못된 심리가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당신은 정의로운가, 위험한 파괴자인가? '이상한 정의감'에 도취된 사람들의 위험한 속내를 해부한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著者 에노모토 히로아키]에서 말한다.

문제는 내가 생각하는 정의만이 진짜 정의라 여기고,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이다. 이런 '정의'라는 이름으로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이를 통해 사적 이익을 얻는 사람들의 심리적. 사회적 요인을 파헤친다. 우리의 일터에서, 또는 인터넷 공간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정의'를 둘러싼 공방을 중심으로, 이 행위들이 과연 순수한 정의로움에서 비롯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함께 생각해보게 한다.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정의'라는 견고한 탑이 어쩌면 누군가를 파괴하는 무기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 마치 당신, 당신의 가족, 그리고 당신의 친구들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자신이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신호에 걸리면 짜증이 나지만, 자신이 보행자일 때는 신호를 무시하는 운전자를 보면 화가 치민다. 흔히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어 하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특히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관점에 집착한다. 따라서 스스로 옳다고 믿는 기준에 상대가 반하면 정의롭지 못하다고 판단하며, 타인의 잘못을 비난하는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 잘못을 들추고 잘못된 점만 더 크게 부풀린다.

미국의 심리학 교수인 ‘진 트웬지’는 특정 그룹에 소속되었다가 배척당한 사람이 제3의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 욕구불만을 해소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회의 많은 사람이 ‘힘이 정의가 된다’는 사고방식에 편승해 무엇이 진정한 정의인지도 구분하지 못하고 주장할 때가 많다. 당신은 과연 정의로운 사람인가, 위험한 사람인가.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은 이렇게 왜곡된 정의감으로 타인을 공격하지만,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정의’로 자기합리화를 하며 포장하기 때문에 죄의식은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이 더 위험해지는 것이다. 그렇다. 오늘날 불의, 불법, 불공평이 만연한 세상에서 새삼 하나님의 사랑을 밑바탕으로 한 선행을 베풀어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준다. 탐욕이 넘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은 개인의 구원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천들이 가난한 이들을 향한 긍휼이 끓어 넘치는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정의란 무엇인가,著者 팀 켈러』에서 정의란 사회 속에서의 올바른 관계이며 올바른 관계는 곧 사랑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일러준다. 최근 미국 기독교 지도자들이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인 저자는 미국 최고의 지성으로 손꼽히는 목사, 한국 유학생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사람 중 한 명인 그가 우리 시대의 화두인 ‘정의’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의는 사랑으로 열매 맺어야 진정한 정의라고… 하나님의 정의는 따라서 사랑을 행하는 정의이고, 은혜를 베푸심으로써 이루시는 정의이다.

오늘날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은 관대한 사랑의 마음이다. 그리고 사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은 사회적 정의이다. 어느 한쪽이든 포기하면 온전한 사랑과 정의가 이루어질 수 없다. 하나님의 사랑만이 정의로운 사랑이요, 사랑이 가득한 관대한 정의이다. 그렇다. ‘정의’ 뒤에 숨은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낼 뿐 아니라, 우리들의 고민을 보듬어 안고, 은혜 안에서 정의를 실천할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불의를 이해해야만 정의를 이해할 수 있다.” <에드먼드 칸>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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