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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구속에 채용비리 또 후폭풍…금융권 '긴장'
이광구 구속에 채용비리 또 후폭풍…금융권 '긴장'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9.01.11 07:2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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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강도 높은 '본보기' 판결
"조용병, 함영주 재판 여파 미칠까" 우려
"채용비리 여파 다시 부나" 분위기 '뒤숭숭'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를 받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자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판결을 본보기로 받아들이면서 진행중인 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최악의 경우 채용비리로 인한 여파가 올해 더 크게 휘몰아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0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0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10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행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이 전 행장이 합격시킨 채용자는 청탁대상 지원자이거나 행원의 친인척인 경우"라며 "불공정성의 정도가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직원 채용에 대한 업무는 행장 권한이지만, 법률을 위반하거나 공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정도로 (권한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은행의 공공성과 우리은행의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하면 (행장의) 재량권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은 공공성이 다른 사기업보다 크다고 할 수 있고, 신입직원의 보수와 안정감을 볼 때 취업준비생들에게 선망의 직장"이라며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그 기본이 공정한 채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전 행장에 대해 "행장 연임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정원 간부의 청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결재권자로서 업무방해를 주도하는 등 죄책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전·현직 주요 시중은행장 중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직 시중은행장의 실형 및 구속에 금융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아물어가던 채용비리 여파가 다시 살아나 금융권에 상처를 키울까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은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한 것은 일종의 '본보기'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도 이에 대해 얘기를 하지는 않지만, 우리 회사에도 후폭풍이 불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어질 CEO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의 경우 현직 CEO들에 대한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분위기가 싸늘히 식은 모습이다.

재판부가 밝힌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한 점과 이번 재판에서 업무방해가 인정된 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같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함 행장은 지난해 6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8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함 행장은 2015년 국민은행 관계자로부터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사부에 이를 전달하며 잘 봐줄 것을 지시해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인사부에 "남녀 비율을 4대1로 해 남자를 많이 뽑으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함 행장 측은 사기업 수장의 재량권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판결에서 재령권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시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역임 당시 입사지원자 30명의 점수를 조작하고,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지원자 10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으로부터 조카손자 나모씨에 대한 청탁을 받고 부정 합격시킨 의혹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고 본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KB금융지주 역시 윤종규 회장이 불기소 처분돼 한숨 돌리고 있지만, 안심하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직 CEO들은 재판도 따로 진행되고 있고, 이들의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이 전 행장과 같은 결론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본보기 판결이 예상보다 무겁다는 점에서 지난해보다 올해 채용비리로 금융권이 크게 휘청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y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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