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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여성만세]박정림이 깬 유리천장, 증권가도 거센 '여풍'
[금융권 여성만세]박정림이 깬 유리천장, 증권가도 거센 '여풍'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2.06 08:25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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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월스트리트는 '마초주의(남성우월주의)'가 강한 곳이다. 미국 정부가 1970년대부터 유리천장(Glass Ceiling) 위원회를 결성해 여성 차별을 해소하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제도적으로 독려했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은 견고하다. 유독 금융권은 유리천장을 깨뜨리기 힘든 곳이다.하지만 두터운 장벽인 유리천장을 깨려는 여성 임원들이 점차 늘면서 금융권의 여풍을 실감케 하고 있다. 우수한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복지문화가 필수다. 여성의 고용지표의 척도이기도 하다. 금융권은 직원전용 어린이집 확대는 물론 탄력근무제 시행 등 다양한 방식이 도입되면서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을 키우고 있다. 금융권의 여성 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워라밸 시도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전통적으로 금융투자업계 여성 임원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증권가는 이미 지난 1993년 ‘남녀차별 철폐’를 선언했지만 여성 인력 평가에 대해서는 야박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지난해 공개한 ‘금융업권별 남녀비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업권별 여성임원 비율은 △손해보험(1.1%) △저축은행(1.3%) △증권(3%) △자산운용(3%) △금융지주(3.9%) △생명보험(3.9%) △여신(4.6%) △대부업체(4.8%) △신용평가(4.8%) △채권평가(5%) △은행(6.7%) 순으로 낮았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사진=KB증권
박정림 KB증권 사장/사진=KB증권

증권·자산운용업계 임원 비율이 3%라고는 하지만, 실제 올해 3분기(1~9월) 전자공시 기준 자기자본 상위 20개 증권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2%수준이었다. 여성 직원 비율이 40%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증권가는 ‘여성 임원 불모지’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왜 증권가에 여성 임원 비중이 적은 것일까. 과거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주식투자 등 금융투자업에 더 맞는다는 추정도 있었다.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부담하는 금융투자업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공격적이고 모험적 성향을 가지는 남성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성과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금융투자업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연공서열에 익숙한 은행권 등에 비해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된다.

한마디로 ‘시스템’이 돈을 버는 은행권은 누가 임원이 되도 큰 차이가 없지만 당장 성과를 내야하는 금투업계에서는 여전히 남성이 여성보다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남성위주에 사회 속 네트워크 형성이나 영업 등에서 육아까지 책임지고 있는 여성은 상대적으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 여성 직원 비율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영업점 창구나 후선지원 업무에 속해있는 형편이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기업금융(IB) 등 본사영업 인력(계약직포함)은 남성 직원이 504명인데 비해 여직원은 206명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비해 관리/지원직 여직원은 715명으로 남직원(665명)보다 많았다.

특히 본사 관리/지원직 여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3분기까지 5100만원으로 본사영업 남직원 1인당 평균 급여(1억180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본사 관리/지원직 남직원 1인당 평균 급여(9700만원)에 비해서도 크게 낮았다.

어느 금융권보다 견고했던 금융투자업계 ‘유리천장’에도 서서히 균열이 가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올해 국내 증권사에서는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이다.

물론, IB를 담당하는 김성현 사장과 함께 자산관리(WM) 분야를 맡은 각자대표 체제라는 점. 그리고 박 사장이 증권사가 아닌 은행출신이라는 사실은 의미를 다소 줄이지만, 어쨌든 국내 대형증권사에서 첫 여성 CEO가 탄생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박 사장이 유리천장을 깨뜨리면서 향후 증권가에서도 여성 CEO가 다수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사장은 두 아들의 엄마로 직장은 물론 가정생활까지 완벽하게 이끌었다. 박 사장은 지난 2004년 삼성화재에서 계약직 부장으로 KB국민은행으로 옮겨 매년 계약을 경신해오며 자리를 지켰다.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에서도 유현숙 WM지원본부장, 이상은 경영전략본부장(상무보)이 각각 여성 임원으로 올렸다.

박 사장은 금투업계의 여성 지위 상승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여성 중간 관리자 육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깨서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자리에서 여성도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 여성이 잘 되기 위해서는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 등 또 다른 여성의 희생이 요구되지 않도록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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