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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더 바쁜 항공사 직원들…가장 큰 고충은?
설 연휴가 더 바쁜 항공사 직원들…가장 큰 고충은?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2.02 02:28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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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50%가 근무, 가족과 따로 명절 쇄”
“설 연휴 근무에도 추가수당 無”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설날에 가족들과 함께 떡국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 저희는 설 연휴가 더 바빠요. 10년 전만 해도 설 연휴에 이렇게 손님들이 많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고향 대신 국내로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다보니 당연히 바쁠 수밖에 없죠.”

민족 대 명절인 설날 고향으로 가기 위해 귀성길에 오르는 사람들과 달리 항공사 직원들은 명절이 더 바쁘다. 최근 항공 여객 수요가 늘어난 탓인데 많은 항공사 직원들은 공항에서 혹은 비행기 안에서 일하며 설 연휴를 보낸다. 

그럼 설 연휴 기간이 더 바쁜 항공사 직원들의 고충은 무엇일까.

항공사 직원들은 설 연휴 기간 가장 큰 고충을 높은 업무 강도가 아닌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고, 두 번째는 변형 근로제로 설 연휴기간 추가 수당이 없다는 점을 손꼽았다. 

설 연휴를 앞둔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기 시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항공사 직원 50%는 못 쉰다...가족과 함께 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고충” 

매년 늘어나는 항공 여객으로 인해 항공업계는 설 연휴가 대목이 됐다. 지난해 설 연휴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95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14년 58만명과 비교하면 불과 5년 사이에 63.7%가 증가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항공사 직원들은 설 연휴 기간에 쉬기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타임즈가 통화한 항공사 직원들은 설 연휴 가장 큰 고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하는 것 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정비사 A씨는 “설 연휴는 특수기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띠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어 솔직히 직원들이 연휴에 쉬기란 쉽지 않다”며 “때문에 설에 쉴 수 있는 인원은 소수다. 더 많은 비행기를 띄우니까 설에 가족들과 지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A씨는 설 연휴 근무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비사의 경우 비행기가 늘어나 작업의 강도가 더 올라가는 것도 힘들지만 설 연휴에 가장 힘든 점은 가족과 같이 앉아서 떡국 한 그릇 먹고 싶은 것인데 일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도 설 연휴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라고 답했다. 설 연휴 스케줄이 잡히면 대게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설 연휴기간 가족과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한항공에서 20년 가까이 일한 승무원 B씨는 “20년 가까이 비행기를 탔는데 명절에 쉰 적은 거의 없다”면서 “이 때문에 설 연휴에 고향을 내려가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한지도 오래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알고 있기로는 설 연휴 기간 직원 3분의 2는 일하고, 연휴 기간 아예 쉬지 못하는 직원들도 절반은 된다”고 귀뜸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한 10년 가까이 일한 승무원은 C씨도 “설 연휴 가장 큰 고충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기내에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승객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답했다.    

설 연휴를 앞둔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기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둔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기 시작하면서 덩달아 공항 직원들도 바빠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에 일하는데 추가수당도 없어”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아시아나항공 지상직 직원들은 설 연휴기간 일하지만 추가수당을 받지 못한다. 스케줄 근무이기 때문에 별도 수당이 없다는 것이다. 대형항공사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변형근로제의 적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변형근로제는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즉 1일 8시간, 주 40일이라는 규정에 구애됨 없이 그때그때 업무나 업무량에 따라 시간을 평균해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하지만 않는다면 아무런 법적 제재도 받지 않고, 초과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아시아나항공 지상직 직원들은 설 연휴기간 고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설 연휴 다른 사람들은 다 쉬지만 우리는 쉬지 못한다”며 “특히 스케줄 근무 탓에 설 연휴에 일해도 수당하나 없는 것이 큰 고충”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나항공 지상직 직원 D씨는 “설 연휴기 때문에 조금 더 바빠진 것 이외에 평소와 똑같이 힘들지만 그래도 가장 큰 고충은 남들 쉴 때 우리는 일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설 연휴에 일하면 별도의 수당을 받지만 우리는 받지 못하고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양대 항공사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정비사 A씨는 “일반 직장인이 명절에 근무하면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는 변형근로제 때문에 더 받는 것이 없다”며 “명절의 경우 더 바쁘지만 수당은 똑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설 연휴가 더 바쁜 항공, 공항 직원들을 위해 인력충원은 물론 일반직장인과 같은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항공사 직원들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보다 더 많은 인력이 충원돼야 한다”며 “매년 항공 여객은 느는데 그만큼 인력이 충원되지 않고 있으니까 설 연휴는 물론 평소에도 빡빡한 스케줄에 치여 일상생활조차 어렵다고 토로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변형근로제도 항공사 직원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명절 기간만이라도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명절 특수기간 항공사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데 왜 변형근로제가 적용돼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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