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07-18 20:30 (목)
[르포] 한번만 온 사람 없다는 은행 이색점포…주말엔 가족 총출동
[르포] 한번만 온 사람 없다는 은행 이색점포…주말엔 가족 총출동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9.02.05 08:40
  • 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 업종과 융복합으로 '일석이조'
볼거리 즐길거리로 고객몰이 '최고'
"한번도 안온 이 있어도 한번만 온 사람 없다"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띵동띵동~54번 손님, 3번 창구로 모시겠습니다."

은행 지점을 찾으면 항상 들리는 목소리다. 은행 지점은 언제나 똑같은 분위기다.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내가 갖고 있는 대기번호를 부를 때까지 기다리다 업무를 마치면 떠나는 무미건조한 곳으로 치부된다. 때문에 은행 업무가 없으면 굳이 방문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눈에 띄는 점포들이 있다. 타 업종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고 고객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이색점포들이다.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겨요"

2016년 3월 개점한 우리은행의 동부이촌동지점. 이곳을 들어가면 낮선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입구에서 직진하면 바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행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반면, 입구에서 옆으로 가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커피전문점이다.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 '카페 인 브랜치(Cafe In Branch)'는 금융권 최초의 이색업종 융합점포다. 은행과 프리미엄 커피브랜드인 폴바셋(Paul Bassett)의 콜라보레이션 점포다. 은행과 커피 전문점에는 유리로 만들어진 벽이 있지만 언제든지 왕래가 가능하다. 은행 객장은  16시 이후나 주말에는 카페로 확장해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아파트단지 지역에 위치해 지역 거주민들과 직장인들이 주로 방문해 자산관리 상담, 대출상담, 해외송금 등의 업무를 보지만, 고객들은 이곳을 단순한 은행 영업점으로 보기보단 금융업무를 볼 수도 있는 커피숍으로 여겼다. 은행 대기시간을 기다리며 커피를 즐기거나, 은행에 볼 일이 없더라도 커피전문점을 이용한다. 주부나 직장인들은 이곳을 미팅 장소로 이용하고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일을 하거나 요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장소를 이용했다.

한 대학생 고객은 "집이 가까워 이곳을 자주 찾고 있지만 은행 영업점으로 여기진 않는다"며 "은행에 갈 일이 없다 하더라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레포트를 작성하는 등 일반 커피숍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경직된 업무적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의 공간으로 변화돼 분위기가 좋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카페인 브랜치가 생긴 후 자산 1억원 이상인 VIP 고객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KEB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 "은행에 와서 마음의 양식을 얻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뒷편에는 KEB하나은행의 광화문역지점은 입구부터 "나는 은행이 아니다"를 말하는 듯 하다. 다양한 서적들과 장식품들이 건물 내 서점을 연상시킨다. 내부는 은행 영업점이지만 많은 공간을 책에 내주고 있다. 대기석도 책을 읽기 편하게 테이블이 설치돼 있고, 커피전문점도 있어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책과 힐링을 테마로 한 KEB하나은행의 '컬처뱅크' 2호점 광화문역지점은 '책맥(책과 맥주)'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독립 서점계의 실력파 '북바이북'과의 협업을 통해 은행과 서점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이곳은 점심시간이 가장 '핫'한 시간이다. 일대가 수많은 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인 만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업무를 보거나 커피를 마시기 위해 찾아왔다. 밥을 먹고 남은 휴식시간을 책과 함께 하기 위해 찾는 직장인들도 많다.

KEB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에서 한 고객이 읽을 책을 고르고 있다./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KEB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에서 한 고객이 읽을 책을 고르고 있다./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한 고객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책들이 정리돼 있는 진열장으로 가 책을 고르고 페이지를 넘기며 독서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이 고객은 "회사와 가깝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자주 찾는 장소"라며 "회사에서 쉬는 것보다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입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의 'KB락스타 청춘마루'./아시아타임즈
홍대입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의 'KB락스타 청춘마루' 내부 모습./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 젊음의 거리 홍대, 그곳의 대표명소 '청춘마루'

홍대입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의 'KB락스타 청춘마루'는 Youth고객을 위한 공연·강연, 전시, 카페 등 다용도 복합문화 공간이다. 무료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내방객 중 이곳을 은행지점으로 보는 이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놀거리, 볼거리가 많은 홍대입구의 대표명소다.

지하 1층에서 3층으로 구성된 건물은 다양한 공간으로 가득했다. 3층은 야외로 나가 홍대의 젊음을 느끼게 해주고 2층에는 작가, 화가, 만화가 등 문화 인사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고, 맞은 편 계단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또 명사들의 강연을 듣는 공간과 매월 특별한 주제의 강좌를 진행하는 아카데미가 마련돼 있다.

청춘마루 관계자는 "아카데미는 무료로 유익한 강의를 많이 해 인기가 많다"며 "예약제로 25~30명을 받고 있지만 신청자수가 너무 많아 추첨을 통해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1층은 보드게임을 대여해줘 친구들과 어디서다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지하 1층은 노란 계단으로 형성된 휴식공간과 도서들이 진열돼 있어 독서와 공부가 가능하고,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스테이지도 마련돼 있었다. 이곳은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으로 뜨거워지는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내방객들이 좋아하는 공간은 VR 체험공간이다. 31개의 콘텐츠를 이용해 VR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이미 여대생들이 VR을 만끽하며 즐거워 하고 있었다.

홍대입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의 'KB락스타 청춘마루' 내 갤러리./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홍대입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의 'KB락스타 청춘마루' 내 갤러리./사진제공=아시아타임즈

이같은 장점에 청춘마루는 언제나 사람이 붐빈다. 평일에는 300명 정도가 내방하고, 주말이면 500~600명이 찾아온다.

아이러니한 것은 Youth 고객을 위한 공간임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특히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고객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청춘마루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공간도 이쁘고 즐길거리가 많다며 너무 좋아해 주신다"며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 분들도 계실 정도"라고 말했다. ysy@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