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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차율 9.5% 황당한 세수추계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 된다
[사설] 오차율 9.5% 황당한 세수추계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 된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2.10 10:3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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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의 세수 계산이 또 틀렸다. 전망치보다 실제로 걷힌 세금이 더 많았다. 심지어 그 차이는 25조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를 예산과 국세수입 실적의 격차를 백분율로 표현한 세수추계 오차율로 따지면 거의 10%에 육박하는 9.5%에 이른다. 대체로 세수전망을 보수적으로 한다고 해도 그 격차가 상식의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너무 크다. 이는 결과적으로 경기하강 우려가 고조하는 가운데 당초 계획보다 세금을 더 걷어 정부 곳간만 채웠다는 뜻이다. 특히 불황국면에 정부가 세금을 예상보다 더 많이 걷어 경제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지난해 정부 세입·세출 결산을 보면 국세수입은 293조5,700억 원에 달했다. 세입예산(268조1,300억 원)보다 25조4,400억 원 많은 규모다. 세입예산 대비 국세수입 실적은 2015년 3조3,000억 원 적자에서 2016년 19조6,000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흑자 규모는 2017년 23조1,000억 원, 지난해 25조4,000억 원으로 더 커졌다. 지난해 한국경제가 2.7% 성장에 그치고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일자리가 수십만 개 사라지는 동안 나라곳간은 오히려 풍족해진 셈이다. 이를 다시 말하면 경제 활성화에 투입할 재정여력이 충분했음에도 되레 긴축을 했다는 뜻이다.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호황, 자산시장 호조 등을 초과세수의 배경으로 꼽았다. 세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호조 등의 영향으로 법인 영업실적이 좋아지면서 법인세가 예산보다 7조9,000억 원(12.5%) 많은 70조9,000억 원이 걷혔다. 2017년 실적에 비해서는 11조8,000억 원(19.9%) 늘어난 규모다. 양도소득세 근로소득세 등도 계획한 것보다 많이 징수돼 소득세는 예산보다 11조6,000억 원(15.9%), 2017년보다는 9조4,000억 원(12.5%) 많은 84조5,000억 원이 걷혔다. 또한 부자증세 세제개편으로 종합부동산세도 계획보다 1,000억 원(5.2%), 2017년 보다 2,000억 원(13.4%) 늘어난 1조9,000억 원 더 걷혔다.


일반 가정에서는 예상보다 수입이 더 많으면 긍정적이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그렇지 않다. 정부는 세수전망을 토대로 재정을 어디에 얼마나 쓸지 정하기 때문이다. 통상 경제가 예상보다 호황이면 세금이 더 걷혀 결과적으로 초과세수가 경기과열을 식혀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 경제는 2.7%(잠정) 성장에 머물며 당초 정부의 전망치(3.0%)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경기둔화 국면에선 정부 지출을 과감하게 늘려 민간에서 돈이 돌게 해야 하는데 정부는 오히려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곳간은 넘쳐나는데 되레 가계와 기업은 고통 받는 악순환을 부른 셈이다.

이처럼 예산과 총 세입의 불균형이 반복되면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부의 세수추계 능력에 문제가 있다거나 세수 추계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돼 있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기재부가 의도적으로 세수 목표를 낮춰 잡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기재부가 박근혜 정부 당시 세수예측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했다가 2012~2015년 4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정부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현상)를 겪은 이후부터 일부러 세수추계를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2017년과 2018년 연속 발생한 초과 세수에 정부 의도가 개입되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런 연장선에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세금을 덜 걷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부는 확장적인 지출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대신에 세금을 덜 걷는 것도 좋은 지출 확대 전략이라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경기활성화를 위해 가끔 실시하고 있는 소비쿠폰을 가계에 나눠준다든지, 한시적으로라도 주요 세율을 낮추는 것도 고민해볼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세수추계 오차가 매년 커지자 다급해진 정부는 연내에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추계절차와 모형을 개선하고 전담인력을 보강해 세금을 얼마나 걷을지 정확하게 예측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세수추계의 정확성 제고를 위해 절차개편, 정보공개 확대, 기관책임제 확대 등 세수추계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선뜻 신뢰가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내년에는 올해와 같이 오차율이 10%에 가까운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또 다시 보지 않았으면 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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