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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가 산정 어떻게 했길래…서울 자치구 '뿔났다'
공시지가 산정 어떻게 했길래…서울 자치구 '뿔났다'
  • 최형호 기자
  • 승인 2019.02.11 16:21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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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모호한 공시가 기준, 서울시 자치구와 갈등 확산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서울 중구 명동8길에 있는 화장품 전문점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점 부지. 표준지 공시지가는 ㎡당 9130만 원에서 1억8300만 원으로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고됐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서울 중구 명동8길에 있는 화장품 전문점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점 부지. 표준지 공시지가는 ㎡당 9130만 원에서 1억8300만 원으로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고됐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최형호 기자] 정부가 서울의 공시지가 인상률을 다른 시·도·군에 비해 높게 책정하자 서울 자치구(이하 자치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표준 단독주택에 이어 토지의 공시지가도 상당 폭 인상시키자 집단 항의에 나선 것. 더욱이 정부의 애매모호한 공시가 기준으로 인해 정부와 자치구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시지가란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사·평가해 공시한 토지의 단위면적(㎡)당 가격을 말한다.

1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9.5%다. 이 중 서울은 평균 14.1%로 시·도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다. 특히 13일 공시지가가 반영되면 강남구(23.9%), 중구(22.0%) 등은 20%를 넘길 것으로 점쳐진다. 영등포구(19.9%), 성동구(16.1%), 서초구(14.3%), 용산구(12.6%) 등도 지가 상승률이 서울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토지 공시지가의 경우 중구는 명동8길 네이처리퍼블릭 부지가 9130만원에서 1억8300만원으로, 명동2가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 부지가 8860만원에서 1억7750만원으로 모두 100% 넘는 인상률이 적용돼 2배 이상 인상된다.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는 단위면적(㎡)당 4000만원에서 5670만원, 송파구 제2롯데월드몰 부지는 4400만원에서 4600만원으로 오른다.

공시가가 높게 점쳐짐에 따라 자치구들마다 모호한 산정 기준을 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정부에 공시가 인하를 건의하고 나섰다. 표준 단독주택에 이어 토지의 공시지가도 상당폭 인상하자 집단 항의에 나선 것. 

공시지가가 대폭 오르면 토지는 물론 건물·상가 등 상업용 건물 소유자들의 보유세가 오른다. 결국 불어난 세금 부담이 임대료로 전가될 수 있다 보니 지자체가 적극 앞장서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성동구의 경우 일대 급격한 개발과 발전, 여기에 공시지가 인상까지 우려되자 임대료 상승을 못이겨 원래 구민이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서울의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도 강남·북을 불문하고 급등한 사례가 여러 건 발견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의 경우 다가구 주택을 포함한 단독 주택 공시가가 300% 오른 주택도 있었다.

또한 강남구 역삼동 3층 다가구주택 공시가격은 14억3000만원에서 40억원으로 2.8배 올랐고, 관악구 남현동 2층 다가구주택은 6억8800만원에서 10억원이 인상됐다. 서초구도 공시지가 평균 상승률이 30.8%였고 최대 124% 급등한 곳도 있었다.

이에 서울 중구·서초·성동·마포·성북구 등 구청이 정부의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안에 반발, 이의를 제기했다.

서울 중구와 서초구는 최근 국토부에 "공시지가 인상폭이 지나치게 높다"며 재산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성동구 역시 성수동 일대 서울숲길과 상원길, 방송대길 등지의 표준지 35개에 대해 공시지가 하향조정을 요청했다. 성동구에 따르면 성수동1가가와 성수동2가등은 정부의 공시지가가 반영될 경우 상승률이 각각 25.9%, 23.2%로 다른 구에 비해 지가상승률이 높게 책정된다.

성북구도 "공시지가 상승률이 10% 이상 상승은 지나치다"며 일괄 인하를 요구했고, 마포구도 개별적으로 국토부를 방문해 비슷한 의견을 전달했다.

앞으로 공시지가에 반발하는 서울시 자치구들이 더 많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는 지역에서 지나친 지가 상승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돼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공시지가가 인상되면 지역 내 토지와 건물, 상가 등 상업용 건물 소유자들의 보유세도 함께 오르는데, 이 세금은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나친 지가 상승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자치구들이 정부에 공시지가 인하를 요구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의 공시지가의 모호한 기준도 논란거리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자치구들의 계속되는 항의·반발에 크게 조정된 바 있다. 애초 전수조사의 타당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달 발표된 표준주택 공시가격 관련 이의 신청 건수 1599건 중 694건을 받아들여 가격을 조정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어서 산정 가격이 적정했는지 재확인 하는 단계”라며 “자치구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hym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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