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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칼럼] 망국적 사회 양극화, 초라한 ‘소득 3만달러’
[강현직 칼럼] 망국적 사회 양극화, 초라한 ‘소득 3만달러’
  • 강현직 주필
  • 승인 2019.03.07 15:51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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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강현직 주필

지난 연말연시 100만원을 넘는 초고가 다이어리가 품귀 현상을 빚었다고 한다. 소위 명품다이어리에 새해를 맞는 마음가짐을 담겠다는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라지만, 1000만 원에 가까운 해외 유명 브랜드 가방도 주문이 밀려 몇 달을 기다려야만 살 수 있을 정도로 해외 고가품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해 국내 주요 백화점 해외 고가품 매출은 20% 가까이 증가했고 수입차 판매량도 26만 대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흠집이 있거나 작은 하자가 있어 가격이 원래 판매가의 3분의 1 수준까지 저렴한 초저가 떨이상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고 한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반값 이하로 싸게 파는 온라인몰도 재고가 순식간에 동나기 일쑤다. 유통업계는 백화점이 먹여 살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출이 는 반면 대형마트는 초상집 분위기다. 경기 불황으로 최악 소비심리에 자영업자들은 위기의 한가운데 서고 '소비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 심화는 비단 소비뿐이 아니다. 주거 양극화의 골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4인 가구 기준 ‘주거면적 43㎡에 방 3개’ 1인 가구 기준으로 14㎡ 면적에 방 1개,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한 국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조건이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5.9%로, 114만 가구에 이른다. 최저주거기준 가구 비중은 꾸준히 줄어 2006년 16.6%, 2010년에 한자리수대로 떨어졌으나 2014년 5.4%를 저점으로 다시 높아져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수도 2014년 99만 가구에서 2016년 다시 100만 가구를 넘었다.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고시원, 숙박업소 등 주택 이외에서 거주하는 가구도 37만 가구에 달한다.

특히 집값 격차를 뜻하는 전국 종합주택유형 기준 5분위 배율은 지난해 말 11.2배로 전년 10.3배보다 더 벌어졌다.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도 2017년 5.0배에서 지난해 5.3배로 격차가 커졌다. 주택보유가구 중 강남 3구를 포함한 상위 10%(10분위)의 평균 자산가액이 8억1200만원에 이르면서 전국 평균 2억2500만원의 4배에 가깝고 이를 하위 10%(1분위) 평균 주택 자산가격 2500만원과 비교하면 거의 40배다. 서울-지방 간 부동산 경기 양극화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2년 간 서울 집값은 11.97% 올랐으나 지방 집값은 4.3% 떨어졌다. 지방민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닌지 우려가 크다.

사회적 갈등의 근원인 소득 양극화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 하위 20%(1분위) 소득은 6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지만 상위 20%(5분위) 소득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하위 20%의 소득은 123만82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17.7% 줄었으나 상위 20%의 소득은 932만4300원을 기록했다.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7배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다.

가구당 평균 취업자 수도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위 20%의 가구당 평균 취업자 수는 2017년 4분기 0.81명에서 작년 0.64명으로 0.17명 줄었고 이들 가구의 근로소득은 36.8% 줄어든 43만500원이다. 하지만 상위 20%의 경우 취업자는 2.02명에서 2.07명으로 늘었고 근로소득은 603만2000원에서 688만5600원으로 14.2% 증가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349달러(3449만4000원)로 2006년 2만 달러를 넘어선지 12년 만에 ‘선진국 문턱’을 넘어섰다. 그러나 국민들은 3만 달러에 걸 맞는 경제 성장을 체감하기 어렵다.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 전 분야의 양극화가 사회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국민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포용사회를 제시하고 있지만 양극화를 치유하기에는 시작부터가 역부족이다. 소득주도성장이 양극화를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대로 양극화가 심화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올 들어 한 차례도 열지 못한 국회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양극화의 그늘이 더욱 짙게 드리워지기 전에 망국적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jigk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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