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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 어설픈 논리로는 국민설득 못 한다
[사설]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 어설픈 논리로는 국민설득 못 한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3.10 11:0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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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는 사실상 월급쟁이에 대한 증세와 다름없다며 또 다시 유리지갑을 건드리려 한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납세자연맹도 만약 카드 소득공제가 폐지되면 연봉 5,000만 원 급여자의 경우 최고 50만 원 가량 세금을 더 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해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정산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은 근로자는 968만 명에 달한다. 공제가 축소 또는 폐지되면 1인당 더 내야 하는 세금은 많게는 수십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8일 이에 대해 연봉 5,000만원 전후의 근로자들이 적게는 17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 가까이 증세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자체 분석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했다. 금액이 많지 않다고 할지 모르나 최근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실질임금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만찮은 부담이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액은 연봉의 25%를 초과하는 금액의 15%를 300만원 한도에서 공제해 준다. 공제된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16.5%의 세율을 곱하면 공제금액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계산방식을 적용하면 17만 원~50만 원까지 세금부담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소상공인 전용 간편 결제시스템 ‘제로 페이’에 대해서는 40%의 소득공제를 지원키로 하면서 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서울시가 만든 ‘제로 페이’는 앞서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0%를 실현한 카카오페이 등 각종 민간 간편 결제시스템에 비해 소비자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제로 페이’ 결제금액은 2억 원을 밑돌아 같은 달 국내 개인카드의 0.00003%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용자가 많은 신용카드에 대해서는 소득공제를 줄이면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제로 페이’에 대한 세제혜택은 늘린다는 데에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한다.


직장인의 연말정산 때 핵심 공제항목으로 꼽히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올해 말로 일몰기한을 맞는다. 1999년 도입 이후 9번째로 맞이하는 존폐의 갈림길이다. 정부는 그동안 국민들의 ‘제로 페이’ 사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신용카드 공제율을 줄이면 상대적으로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소득공제율이 높은 제로 페이의 혜택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노림수로도 여겨진다. 여기에다 도입한 지 20년을 맞이하면서 소득공제에 따른 조세지출 비용에 비해 과표 양성화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이의 축소나 폐지를 줄곧 추진해왔다. 자영업자 과표 양성화라는 정책적 목표가 이미 달성된 데다 가계부채 우려가 여전히 큰데도 ‘빚내서 하는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도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는데, 대표적으로 지목된 것이 신용카드 소득공제였다. 그럼에도 번번이 제도가 연장돼 온 것은 이미 카드 소득공제가 당연한 제도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납세자들에게는 축소·폐지가 ‘사실상 증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까닭으로 볼 수 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연봉이 동결되거나, 연봉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아 실질임금이 정체 또는 마이너스인 근로자가 많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증세를 하는 것은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도 이러한 강한 반발에 일단은 꼬리를 내리는 모습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납세자의 반발이 워낙 크고, 정치적 부담이 커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현재는 각종 정책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축소 또는 폐지는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정책판단을 잘못할 경우 엄청난 조세저항을 초래하면서 ‘제2의 연말정산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다 신중한 접근을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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