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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토크] 40년 광주의 '恨'과 4시간 전두환의 '한' 마디
[뒤끝토크] 40년 광주의 '恨'과 4시간 전두환의 '한' 마디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3.11 19:13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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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도 없었다'...특권의식 여전했던 전두환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후 39년 만에 피고인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첫 마디는 “왜 이래”였습니다.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합니까. 발포명령 부인합니까”라는 질문이 몹시도 거슬렸던 모양입니다. 

11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인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34분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습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2분쯤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해 4시간 만에 광주에 온 셈입니다. 전 대통령과 광주시민 사이에는 무려 39년이란 시차가 있었고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왜 이래?"라고 말하고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왜 이래?"라고 말하고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03년 29만원 밖에 없다며 추징금을 내지 않았던 그는 1억4000만원 하는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법정에 들어서더군요. 전 전 대통령은 광주지법에 도착해 10여 미터를 걸어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차에서 내려 약 40초 동안 걸었지요. 순간 뒤를 돌아보기도 했지만, 기자들 질문에는 답 대신 “이거 왜 이래”라며 버럭 했습니다. ‘광주시민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냐’는 외침은 그저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했지요. 

기자가 바라본 전 전 대통령은 여전히 특권의식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어느 정치인, 기업인들도 피고인으로 법정에 들어서기 전 국민에 대한 예의, 의례 등으로 서는 포토라인인데도 말입니다. 오히려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역정을 냈으니까요. 

전 씨의 재판은 약 1시간15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전 씨는 지난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 됐는데요.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된 재판에서 전 씨는 “과거 국가 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회고록을 쓴 것이며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아직 확인된 것도 아니다”라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해부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3시45분 철통 경호를 받으며 법정을 나서더군요. 결국, 어떤 사과나 진실도 남기지 않은채, 그렇게 말입니다. 당시 헬기 사격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갔습니다. 아직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는 100여발 총탄이 남아 있다지요. 설혹, 백번 양보해 자신이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당시 통수권자로써의 책임 있는 한 마디쯤은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한 때 일국의 대통령이었으니 말입니다.

지난 1988년 대통령 퇴임 후 12·12사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혐의로 1995년 구속수감 돼 사형 구형을 받았던 그에게는 특별사면과 복권이라는 특권의 날개가 여전히 달려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 하루였습니다. 

그러니 피고인이 돼서도 사과 한 마디 대신 “이거 왜 이래”라고 했겠지요. 전 전 대통령 어록에 한 줄 추가 됐을 뿐입니다. "이거 왜 이래." 오늘의 뒤끝토크였습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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