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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대규모채용 약속은 정부에 팔 비틀린 ‘립 서비스’였나
[사설] 대기업 대규모채용 약속은 정부에 팔 비틀린 ‘립 서비스’였나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3.14 08:48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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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사상최악의 취업난에 고통받고 있는 우리 청년들에게 또 다시 우울한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주요 대기업 10곳 중 7곳은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을 지난해보다 축소·중단하거나 아예 채용계획을 못 세운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채용계획이 아예 없다는 기업들도 100곳 정도에 달해 채용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 까닭에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에 대한 고용확대 적극 요청에 대응해 대규모 채용계획을 잇따라 밝혔던 대기업들의 행동은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일종의 ‘립 서비스’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수 300명 이상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126개사 가운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46.0%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27.0%,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7.1%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12.8%, 1명도 뽑지 않겠다는 기업도 7.1%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보다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7.1%로 집계됐다.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지난해보다 줄인다는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 규모를 늘리지 못하는 이유를 물은 결과(복수응답) 구조조정이나 긴축경영, 분사 등과 같은 ‘회사 내부 상황’(30.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국내외 경제 및 업종상황 악화(22.7%),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부담 증가(20.5%), 이직 등 인력유출 감소(14.8%),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등 신규채용 여력 감소(4.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회사 경영악화와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영환경 악화 우려가 깊어지는 기업들이 상반기 채용계획을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은 예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이공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들이 예상한 신규채용 직원 중 이공계 졸업생의 선발비중은 평균 57.5%로 조사됐으며, 여성 비율은 27.1%, 외국대학 졸업자 비율은 6.5%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대졸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인문·사회계 출신들은 아예 취업기회마저 제대로 잡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이들은 공무원시험 준비를 위해 공시족이 되어 노량진으로 가거나 최악의 경우 취업포기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는 인력수급을 도외시한 대학 구조조정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최근 현대차그룹이 상반기 수시채용을 방침을 밝힌 가운데, 대기업의 이공계 선호 현상은 올 상반기 채용시장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올해 채용시장 변화 트렌드로 경력직 채용증가(55.6%), 대졸신입 수시채용 비중증가(50.8%), 블라인드 채용확산으로 전형과정의 공정성 강화(25.4%), 정규직 전환형 인턴제도 도입증가(22.2%),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규채용 확대(16.7%), 채용연계형 산학협력 장학생 확대(12.7%) 등의 순으로 답했다. 또한 전형방식을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서류전형이 98.4%로 가장 많았고 임원면접(92.9%), 실무면접(90.5%), 필기시험(57.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9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과 비교해 26만3000명 늘어나며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노인 일자리사업으로 60대를 중심으로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1월 실업자로 잡혔던 노인 구직자들이 2월에 취업자로 대거 전환된 것이다. 실제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39만7000명 증가했다. 연령별 취업자 증감 폭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3년 7월 이후 36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청년들은 이러한 통계에도 일면 부아가 치민다. 정부가 노인들을 위한 저임금 단기일자리 확충에만 치중하는 ‘숫자놀음’에만 치중하면서 정작 다급한 청년일자리 대책에는 기업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채 방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일자리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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