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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게이트'에 고개 숙인 경찰… '검·경 수사권조정'에도 악영향?
'승리 게이트'에 고개 숙인 경찰… '검·경 수사권조정'에도 악영향?
  • 강은석 기자
  • 승인 2019.03.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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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 정부·국회 연이은 질타에 "명운 걸고 철저히 수사"
대검, 서울중앙지검에 사건 배당… '검·경 수사권조정' 갈등 깊어질수도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강은석 기자] 강남 클럽 '버닝썬' 등 경찰과 업소 간의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이 고개를 푹 숙였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직접 '지위고하를 막론한' 철저한 수사를 다짐했지만 경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4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불법 촬영한 영상을 유포하는 인격을 말살하는 반인륜적 범죄가 버젓이 저질러졌다"며 "경찰이 끝까지 추적해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유착 의혹을 지적하며 "사법처리된 전직 경찰만의 비호로 이처럼 거대한 비리가 계속될 수 있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에 대해 수사결과가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강남 유흥업소에서 터진 마약범죄와 성범죄,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은 명운을 걸고 수사해 의법처리하라"고 지시한데 이어 다시 한번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도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민 청장은 '국민에게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막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이고, 수사로 하나하나 확인해 가는 과정에 있어 모든 사안을 명명백백히 밝힌 뒤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에 질타에도 "범죄와 불법을 뿌리뽑아야 할 경찰에 대해 유착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국민이 크게 걱정하는 것에 대해 경찰 책임자로서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경찰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해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민 총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버닝썬 등과 관련한 마약, 성폭력, 불법촬영과 영상 유포, 경찰과 유착 등 각종 의혹 수사를 위해 서울경찰청 차장을 책임자로 한 관련 부서 합동수사체제를 구축하고, 126명의 수사요원을 투입해 관련 의혹을 전방위로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청 수사국장을 책임자로 기능별 합동점검단을 편성·운영해 수사 진행상황 점검 및 이와 관련된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적으로 이런 수사·감찰체제를 확대해 강남 클럽뿐 아니라 전국 단위 유사 업소에 대해서도 마약, 성폭력, 불법동영상 촬영과 유포, 경찰관 유착 부분을 전방위로 수사하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조리를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오후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오후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경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매우 차갑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가수 정준영이 지난 12일 미국에서 귀국했지만 경찰은 그에 대한 긴급체포도, 휴대전화를 압수하지도 않았다. 그의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카카오톡 대화가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인 것을 감안하면 경찰이 또 다시 안일한 수사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 게이트와 관련된 제보자의 자료를 수사 중인 경찰이 아니라 대검에 넘겼다. 자료를 철저하게 검토한 권익위 조차 경찰의 수사가 부적절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법무부는 13일 '2019년 주요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검·경 수사권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핵심으로 한 검찰계혁 고삐를 죄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대검은 이번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검찰이 직접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것인데, 이를 계기로 검·경 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정황만 봤을때 경찰이 떳떳하게 검찰에 수사권 조정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이 민 청장이 다짐대로 이번 수사를 '제 식구 감싸기'에서 멈추지 말고 철저한 자기반성과 수사로 제대로된 결과를 국민에게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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