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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나를 찾기’
[정균화 칼럼] ‘나를 찾기’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9.03.14 08:46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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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나이가 든 어른으로서 내 삶을 되돌아보면 분명히 맞는 말이긴 하지만, 당장 눈앞이 사막이고 절벽일 청소년들에게는 무책임한 말로 들릴 게 틀림없다. 사막처럼 황량한 환경에서 홀로 자신과 싸우고 있을 청소년들이 생각났다. 혹시나 길을 잃었어도 외로움과 두려움에 발걸음을 떼지 못해도, 그들에게 고삐를 내어 줄 든든한 낙타가 있다면 낯선 세상에 기죽지 않고 그들이 가진 꿈 그대로 당당할 수 있을 텐데. 누군가 곤경에 빠졌을 때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말을 쉽게 하곤 한다. 나도 특별한 낙타처럼 꿈꾸고 싶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 본 적도 꿈도 없지만 지금부터 오롯이 나를 찾아내고 싶었다[나도 낙타가 있다.著者.에릭 에릭슨]에서 알려준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8단계의 발달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자아정체성 확립기인 사춘기(12~18세) 시기에 내가 누구인지, 사회에서 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념을 형성해야만 건강한 정체성이 만들어질 수 있다. 만약 이때 정체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인생을 살면서 지속적으로 정서적 큰 괴로움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청소년기에 자아정체성 확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환기시켜 주는 대목이다.

어느 날 동물원에서 낙타 한 마리를 만나게 된다. 동물원 울타리에 갇혀서도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아 나서는 꿈을 버리지 않는 특별한 낙타 한 마리를… 그리고 그 낙타를 통해 수리의 ‘나를 찾기’가 시작된다. 소설 속 주인공 수리 주변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다.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고, 당신이 짜놓은 계획대로 자식이 움직여 주길 바라는 엄마와 진드기처럼 수리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마노와 진아 패거리들, 선물처럼 수리에게 온 친구 새나, 그리고 수리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담임선생님 등등. 수리는 그 사람들과 함께 조금씩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 나간다.

특히,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로 인해 무기력함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와 반대로 자신을 지독히 괴롭힌 진아 덕분에 자신을 조종하는 것들과 당당히 맞설 용기를 얻게 되기도 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것이 모두 좋을 수 없고, 나쁜 것도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우리 청소년들이 수리가 무기력했던 말 없는 공주에서 갑옷을 무장하고 당당히 전장으로 나선 용기 있는 공주로 변했던 것처럼, 세상 그 무엇과도 당당히 맞설 수 있기를 응원한다. 사막처럼 황량한 환경에서 홀로 자신과 싸우고 있을 청소년들이 생각났다. 혹시나 길을 잃었어도 외로움과 두려움에 발걸음을 떼지 못해도, 그들에게 고삐를 내어 줄 든든한 낙타가 있다면 낯선 세상에 기죽지 않고 그들이 가진 꿈 그대로 당당할 수 있을 텐데. 누군가 곤경에 빠졌을 때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말을 쉽게 하곤 한다.

나이가 든 어른으로서 내 삶을 되돌아보면 분명히 맞는 말이긴 하지만, 당장 눈앞이 사막이고 절벽일 청소년들에게는 무책임한 말로 들릴 게 틀림없다.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하기에 당당하고 자신을 누구보다 믿기에 언제나 자유로운 사람, 그가 바로 진짜 자존심 강한 성공자이다. 그렇다.[자존심,著者 데이비드 시버리]에서 말한다. 세상은 두 가지 타입의 인간으로 나뉜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인생을 자기 뜻대로 이끌어가는 사람과 자기 삶의 노예가 되어 인생에 대책 없이 휘둘리는 사람이다.

‘자존심’이라는 튼튼한 뿌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존심’이란 말만큼 오해를 많이 받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흔히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기만의 이익을 위해 무작정 타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에고이스트로 오해받는다. 자신을 배려할 줄 알기에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기에 타인도 사랑할 줄 아는 것이 진짜 자존심 있는 사람이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성공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기주의자라 불릴까 두려워 자존심을 굽히며 살고 있는가. 자식을 위해 무조건 희생하는 부모, 쓸데없는 자기비하로 세월을 낭비하는 젊은이, 언제 어디서나 자기본위만 앞세우다 고립을 자초하고 하루의 밥벌이를 위해 자존심은 아예 접은 사람들. 진정한 의미의 자존심을 잃고 살다가 비참한 결말을 맞은 사람들 속에 우리도 포함되는지를 묻는다.

“자존심은 가장 고귀한 인격을 망친다.”<클라우디아누스>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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