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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사회 치부 드러낸 버닝썬, 장자연, 김학의 세쌍둥이 사건
[사설] 우리사회 치부 드러낸 버닝썬, 장자연, 김학의 세쌍둥이 사건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3.17 11:12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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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클럽 ‘버닝썬’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과 故 장자연 씨의 ‘성상납 강요·자살 사건’의 부실수사 정황까지 불거지면서 검찰과 경찰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세 사건 모두 성매매 알선과 성관계 영상 불법촬영, 경찰·검찰과의 유착관계 의혹 등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권력기관들의 이 같은 빗나간 행태에 ‘누구도,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다’며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버닝썬’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부실수사 의혹이 있는 앞선 두 사건도 원점에서 재수사해 그 진상을 백일하에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이 세 가지 사건은 비록 발생 시기는 다르지만 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하기만은 어려운 놀라운 공통점이 존재하고 있다. 우선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고 도구화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위세를 떨치고 있는 연예권력과 경찰의 유착, 일부 언론을 포함한 거대권력과 검찰과의 유착에 의해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도 거의 흡사한 대목이다. 결국 이 같은 사실은 우리사회가 어떻게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고 남성들 간에 전리품으로 바쳐지는지 비뚤어진 시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세 사건 모두 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버닝썬’ 사건의 경우 경찰과의 유착관계의 핵심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 1명이 구속됐다. 마약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직원 조모(28)씨 이후 이번 사건 관련한 두 번째 구속자다. 하지만 혐의는 미성년자 출입무마 목적으로 금품을 받은 알선수재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빅뱅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 가수 정준영씨(30) 등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현직 총경 급 간부는 소환조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그는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꼬리 자르기’를 전면 부인했다.


한편 ‘故 장자연 성상납 강요·자살사건’ ‘김학의 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 등 15개 사건을 조사 중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3월31일로 활동을 마친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에 활동기한 연장을 요구했지만 과거사위는 “이미 세 차례 연장된 조사단 활동을 추가 연장하는 것은 어렵다”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이제야 사건의 진상들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마당에 조사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사사건이 재발할 여지를 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몇 번이고 해야 이 사건의 충격을 해소하고 다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며 호소했다.

이와 함께 ‘버닝썬’ 사건이 발단이 돼 ‘승리·정준영 단톡방’의 내용이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이故 장자연 씨의 지인인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씨가 장 씨의 ‘성상납 강요·자살’ 사건과 ‘김학의 차관 성접대’ 사건 재조사와 관련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시기와 겹친다. 그러자 일각에선 정준영 사건이 故 장자연 씨 사건을 덮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거대한 권력형 사건을 덮기 위해 덜 중요한 자극적인 사건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세 사건 모두 그 본질이 같다는 점에서 경중을 가리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일부 언론들은 이러한 사건을 진실규명보다는 기사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선정적인 보도를 서슴지 않으면서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만들고 있다.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일련의 세 사건은 우리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故 장자연 사건 재수사 연장을 촉구하는 글이 15일 오후 5시 현재 43만여 명이 참여했다. ‘작성 후 30일 내에 20만 명 이상 동의’라는 기준을 넘었기 때문에 청와대는 조만간 이 청원에 답변을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가해자인 거대한 권력의 실체와 이들을 비호하는 수사기관의 유착을 철저하게 규명해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경찰과 검찰도 만신창이가 될 각오를 하고 엄정한 수사에 임하기를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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