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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칼럼] ‘흠결 후보자’는 낙마하는 것이 순리다
[강현직 칼럼] ‘흠결 후보자’는 낙마하는 것이 순리다
  • 강현직 주필
  • 승인 2019.03.18 08:46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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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강현직 주필

'3·8 개각'으로 지명된 7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5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열린다. 문재인대통령은 집권 중반기를 맞아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총선 출마를 위해 내보내고 비문재인계 의원 2명을 기용하는 등 정부 출범 이후로는 최대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다. 정치적으로는 탕평, 인적구성 측면에서는 전문성을 고려한 쇄신형 인선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야당은 단순 총선용 개각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심지어 ‘오로지 진영의 안위, 내 사람의 출세 가도를 위해 대통령의 임명권을 행사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권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야가 어느 때보다 더 날 선 대치국면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장관 후보자들도 어김없이 다주택 보유와 '꼼수 증여' 논란,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발언 내용 등 각종 의혹과 자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최대 관심대상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촉구했듯이 야권에선 김 후보자를 '낙마'의 첫 번째 타깃으로 삼고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5년 자신의 SNS에 천안함 폭침 5주기를 맞아 군복을 입고 강화도 해병대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사진을 올리며 "군복 입고 쇼나 하고 있으니"라고 남겼고 2016년에는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를 향해 '감염된 좀비'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는 '박근혜가 씹다 버린 껌'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또 천안함 침몰이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대북 제재 완화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여권에서조차 급진적이고 가볍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도 못지않다. 다주택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개각 발표 직전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한 뒤 월세로 살고 있어 ‘꼼수 증여’란 비판을 받고 있으며 다주택을 보유해 온 과정도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최 후보자와 배우자는 현재 서울 잠실의 아파트 1채와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재건축 과정 및 공무원 특례 청약을 통해 수익을 거뒀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청와대가 인사 검증 과정에서 아파트 한 채를 정리하도록 유도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할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다주택자에다 부동산 재테크 투자까지 한 것이다. 최 후보자는 또 2011년 12월 광운대 대학원에서 받은 부동산학 박사학위논문의 자기표절 의혹도 받고 있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장관 후보자는 군 미필인 장남의 이중국적 문제가 불거진 데 이어 배우자가 개각 발표를 전후해 종합소득세 2000만 원 이상을 추가 납부해 논란을 낳고 있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도 증여받은 경기도 양평군 토지가 공시지가만 최대 15배 뛰어올랐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는 장남이 2015년 국제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특혜채용 의심 정황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는 씨제이(CJ)그룹 사외이사로 5년간 2억4000만원대 보수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각종 의혹과 문제들이 인사청문회에서 소명될지 더 확산될지 지켜 볼 일이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 검증 절차를 거치게 함으로써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는 장치로 인사권의 남용을 막고 공직 후보자가 직무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제도다. 그러나 흠결이 불거져도 대통령이 임명한다면 이를 제지할 방법은 없다. 예전엔 장관 후보자들이 문제 됐을 때 내정을 철회하거나 스스로 사퇴하기도 했는데 요즘엔 후보가 교체됐다는 말은 들어볼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무려 8명의 장관급 인사가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임명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야기됐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장관, 송영무 국방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 1기 내각 청문회 과정에선 '코드인사' 논란으로 정국이 7개월가량 교착됐다. 이번 2기 내각 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가 7대 비리·12개 항목의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기준을 만들어 적합한 인물을 발굴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에도 거리가 먼 것 같다. 명백한 흠결이 있는데도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 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을 임명하는 악순환은 되풀이돼선 안 된다.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더는 나오지 않길 바란다.


jigk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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