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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금 늦장 지급…갑질 논란과 오해
[기자수첩] 보험금 늦장 지급…갑질 논란과 오해
  • 정종진 기자
  • 승인 2019.03.20 08:15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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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 금융부 기자
정종진 금융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차량 수리비를 부풀리는 것은 물론 사고와 관계없는 부분까지 파손해 수리비를 청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부당하게 수리비를 삭감 지급하는 등 자동차정비업체에 '갑질'을 벌이고 있다는 손해보험사들의 항변이다.

최근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금 '늦장' 지급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중소기업벤처기업부는 부당하게 차량 수리비를 삭감, 늦장 지급하는 손보사들의 갑질로 영세한 정비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기부의 조사가 실질적으로 소비자 민원보다 정비업계의 민원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손보사와 정비업체간 해묵은 갈등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자동차 수리비와 관련해 손보사와 정비업체간 법적 분쟁이 연간 1000건에 육박할 정도다.

물론 손보사들이 의도적으로 보험금을 깎거나 늦장 지급했다면 영세 정비업체에 대한 갑질이 분명하다. 법 테두리 안에 보험금이 지급됐다면 논란이 될 수 없다. 조금 더 빨리 받기 위한 민원이라면 각성이 필요하다.  

사고 경위와 정확한 보험금 지급을 위한 '손해사정'은 보험사기를 예방하고, 선의의 소비자에 돌아갈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점을 헤아려야 한다. 

인출지연제도는 은행에서 100만원 이상의 돈을 송금하면 30분 후 인출이 가능하게 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수단이다. 국민 대다수는 시행초기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소비자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예방책으로 인식하고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민 대다수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보험사의 손해사정도 같은 선상에서 공감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일방적으로 보험금을 깎거나 늦게 주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보험사가 보험가입자인 차주를 대신해 차량파손 부위와 적정 수리비를 확인해 '정확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일부 정비업체의 수리비 과잉 청구나 보험사기 등 보험금 누수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은행의 지연이체제도와 같은 맥락이다.  

최근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생계형 사기부터 지능적인 수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공짜로 차를 고쳐주겠다는 등 정비업체의 보험사기는 쉽게 노출됐다. 정비업체가 요구하는 수리비를 보험사가 무조건 받아들인다면 손해율을 치솟고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불보듯 뻔하다. 선량한 소비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공감대가 절실하다. 우선 자동차정비업체가 제기한 민원에 대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 또한 보험금 삭감이나 늦장 지급이 '갑질'이라고 치부하기 보다 보험금 누수를 막고 보험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 jjj@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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