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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토크] 조선업 빅딜만 성사되면 해피엔딩일까
[뒤끝 토크] 조선업 빅딜만 성사되면 해피엔딩일까
  • 이경화 기자
  • 승인 2019.03.20 03:28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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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중공업)

[아시아타임즈=이경화 기자] 우리 조선 산업의 오랜 병폐가 다소 사그라질 조짐입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야긴데요. 수년간 최악이던 세계 조선업황이 점차 살아나는 상황 가운데, 내부 조선사끼리 과당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빅3 체제에서 1강1중 구도의 빅2 체제로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적기란 관측이 흘러나오죠. 

이런 점에서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간 빅딜 안은 시장 변화와 맞물려 새 판을 짜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8일 맺은 본 계약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최대주주가 되고, 산은은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로 출범하는 조선통합지주회사의 2대주주로 참여하게 되는데요. 통합지주사엔 사업법인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호중공업·미포조선이 자회사로 들어갑니다.

명분은 세계 1·2위인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한 저가 수주 해소와 수익성 확댑니다. 독과점 지배력으로 조선 산업 수익성을 깎아먹는 글로벌 수주시장 과당경쟁을 막고, 수주 선박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란 평가가 대체적인데요. 규모의 경제 구축·원가절감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꾀해 수익성과 일감 문제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거죠.

이동걸 산은 회장과 권오갑 현중지주 부회장은 본 계약 당시 “조선 산업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현 적기를 놓치면 우리 조선업도 일본처럼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란 절박함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번 인수합병이 생존전략의 의미란 거죠. 생산성 유지를 전제로 대우조선 근로자 고용안정·협력업체 기존 거래선 유지 등 방안을 담은 공동발표문도 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뒷맛이 개운치 못한 건 왜 일까요? 특혜냐 생존이냐에 대한 일각의 공방과 별개로 대우조선을 품에 넣는 현대중공업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중에서도 협력·하청업체와의 관계에서 슈퍼 갑의 위치에 올라서게 되죠. 당장 현장에선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비롯한 기술탈취 등 불공정행위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현재까지도 같은 문제가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인데요. 그러나 하도급 갑질은 원청의 마인드가 바뀌기 전엔 근절되기 어려운 만큼 자의든 타의든 채찍질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제는 이번 빅딜이 조선업계의 건강한 경쟁력과 상생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증명해야합니다.

빅딜을 이끄는 정부가 불공정 관행에 대해 믿을 만한 관리감독 주체로 거듭나야겠죠. 다시는 같은 우려와 피해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을 줘야 노조나 협력·하청업체 등 여론으로부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egija99@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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