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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고 쟁탈전 '점입가경', 출연금 '분수령'…지방은행 웃을까
시금고 쟁탈전 '점입가경', 출연금 '분수령'…지방은행 웃을까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9.03.20 15:18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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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시중은행, 과다한 출연금으로 지방 금고 유치"
시중은행 "고객이 있는 지역…시장 논리 따라 자연스러운 것"
행안부, 출연금 배점 '반토막'…지방은행 호소에 '손'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올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대거 시금고 선정에 들어감에 따라 은행권의 쟁탈전이 한층 과열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준비태세에 돌입했으며 지방은행들도 빼앗긴 자리를 되찾을 방침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출연금 배점을 줄이기로 하는 등 경쟁력이 약한 지방은행의 손을 들어주면서 향후 금고 선정의 향방이 안갯 속에 휩싸이게 됐다.

(왼쪽부터)신한은행, 국민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본점 전경./사진제공=각사
(왼쪽부터)신한은행, 국민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본점 전경./사진제공=각사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 50여곳에서 금고 운영권을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물밑경쟁'이 시작된 모양새다. 대구·경북은 연말, 대구시, 경북·구미·안동·영주·칠곡 6곳 지자체 금고 계약이 만료되고 44개 기초단체도 올해 금고 지정이 예정돼 있다.

신한·KB국민·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시금고 운영권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시중은행들은 작년 지방자치단체의 시금고 선정 당시 청주, 광주 광산구 등을 차지하며 지방 금고 지위를 선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주시 금고 선정 당시 국민은행이 출연금을 130억원을 제시했지만, 1금고로 농협은행이 되자 조정해 36억원으로 결정해 '출연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방은행들도 연고지의 금고를 수성하겠다는 의지와 더불어 시중은행에 빼앗긴 금고를 되찾겠다는 포부다. 대구은행은 2년 전 신한은행에 빼앗긴 안동시금고 자리를 되찾는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2금고를 빼앗긴 농협은행은 2013년부터 국민은행에게 넘겨준 운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벼르고 있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지방은행들은 "출연금 만으로 공공금고가 정해지는 현재의 금고선정기준이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6개 지방은행 노사는 호소문을 발표하며 "일부 시중은행이 과다한 출연금을 무기로 지방 기초자치단체 금고까지 유치하고 있다"며 "자금 혈맥이 막힌 지방은행은 경제 선순환 역할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지방경제는 더욱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출연금은 대형 시중은행들이 지자체 금고 유치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협력사업비를 의미한다. 금고는 금융기관의 대내외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30∼31점), 자치단체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주민 이용 편리성(20∼24점), 금고 업무 관리능력(19∼22점), 지역사회 기여 및 자치단체와 협력사업(9점) 등을 평가해 결정한다. 지역사회 기여 및 자치단체와의 협력사업 9점 가운데 4점이 사실상 출연금 규모다.

때문에 금고 선정시 출연금을 많이 써내면 선정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심사 평가에서 항목인 신용도, 재무구조, 금고 관리·전산능력 등에서 은행권 수준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출연금이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된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지역에서 예금·대출에 일정 포지션을 가진 시중은행이 영업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시장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방은행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출연금 배점을 줄이고 다른 부분 배점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자체 금고 지정 평가 기준 개선안을 마련했다. 100점 만점 평가 기준에서 출연금의 배점은 기존 4점에서 2점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협력사업비가 은행의 '순이자마진'을 초과하거나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나는 경우 지자체는 이를 행안부에 보고해야 한다.

대신 금리 배점이 15점에서 18점으로 오르고, 관내 지점·무인점포·ATM기 숫자는 5점에서 7점으로 늘려 지역 금융 인프라 구축도 세세히 따진다. 국외평가기관의 신용도 평가는 6점에서 4점으로 낮춰 국외 평가에서 불리했던 지방은행을 고려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기존 배점 기준이 시중은행에 상당히 유리한 측면이 적지 않았으며, 거액의 출연금은 지방은행의 자리를 빼앗기에 충분했다"며 "이번 행안부의 개선안이 조금이나마 지방은행과 지역경제 발전에 은행이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y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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