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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는 청년실업→혼인감소→저출산 악순환 막을 의지 있는가?
[사설] 정부는 청년실업→혼인감소→저출산 악순환 막을 의지 있는가?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3.21 08:5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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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혼인율이 1972년 이후 46년 만에 역대 최저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결혼 적령기 연령층의 인구가 줄고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진 상황 등이 결혼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제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젊은 층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혼인이 출산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앞으로 저(低)출산의 그늘이 더 짙어질 전망이다. 결국 최악의 청년실업난이 결혼기피를 부르고, 결혼기피가 저출산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국가의 성장 동력까지 저하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5만7600건으로 한해 전보다 6800건(2.8%)줄었다.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7년째 줄곧 감소하고 있는데, 지난해 혼인건수는 1972년(24만4,780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도 5건으로 2017년보다 0.2건 줄었다. 40년 전인 1980년(10.6건)에 견줘보면 절반이상 낮아진 것이다. 이는 결혼한 부부 두 사람이 한 건의 혼인신고를 하게 되므로 인원수로 따지면 1000명 중 단 10명만 결혼했다는 의미다. 이 또한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조혼인율은 경제의 호황, 불황을 읽는 또 다른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지금의 우리경제가 불황에 국면에 처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과거에도 조혼인율은 외환위기·금융위기 등 위기국면에서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경제성장률이 -5.5%(1998년)로 크게 떨어진 외환위기 당시 조혼인율은 1996년 9.4건에서 2년 새 8.0건으로 떨어졌다. 성장률이 5%대로 회복된 2006년부터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다 금융위기 전후로 또다시 크게 꺾였다. 2007년 조혼인율은 7.0건을 기록했지만, 2009년에는 6.2건을 기록했다. 성장률 2~3%대 저성장기에 들어간 2012년부터는 꾸준히 결혼인구가 줄었다.


통계를 살펴보면 특히 청년실업난(15~29세 실업률 9.5%)을 겪고 있는 한창 결혼을 많이 했던 연령대에서 혼인 건수가 더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30대 초반 남자의 혼인 건수는 5300건으로 전년 대비 5.4%, 20대 후반 여자는 3300건으로 3.5% 줄었다. 게다가 극심한 청년실업난으로 인해 취업준비기간도 길어지면서 남녀 모두 처음 결혼하는 나이가 늦어지고 있다. 남자의 평균 초혼 연령은 33.2세, 여자는 30.4세로 남녀 모두 0.2세 높아졌다. 이처럼 결혼하는 청년층이 줄어든 결과는 출산율 저하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지난해 출산율은 사상 최초로 1명 이하로 줄어든 0.98명을 기록했다.

정부는 혼인감소에 영향을 주는 원인으로 인구구조 변화, 경제적 요인, 가치관의 변화 등을 꼽았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주로 하는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줄어들고 전세 값이 오르는 등 혼인에 필요한 경제여건이 나빠지고 있다”고 실토했다. 그리고 (청년층이 결혼하려면) 독립적 생계를 위한 상황·여건이 마련돼야 하는데 좀 어려워진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 결혼 후 발생하는 이른바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 ‘꼭 결혼할 필요는 없다’고 응답하는 젊은 남녀가 늘어나는 등 가치관이 바뀐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정답은 통계청의 원인분석에 모두 나와 있다. 최우선적으로 ‘안정된 일자리’ 제공을 통해 20~30대의 소득과 주거여건 등 경제적인 요인을 개선시켜야 한다. 이것을 고리로 젊은 층이 ‘결혼은 미친 짓’이 아닌 ‘또 다른 행복을 찾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가치관을 되돌리고 출산율을 높여 ‘인구절벽’ 위기를 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용정책의 최우선 타깃이 시혜적 보조금 성격을 지닌 ‘단기 노인 일자리’ 만들기 보다는 청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안정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아기울음 소리가 그쳐가고 있는 가운데 이젠 웨딩마치 소리듣기도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조류라고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고용정책에 대한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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