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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관계 냉각기 돌입 대응한 남북관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사설] 북미관계 냉각기 돌입 대응한 남북관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3.24 10:2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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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깜짝’ 대북 제재철회 발언을 계기로 막혀있던 북·미 대화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하루 전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인력 전격철수에 이어 ‘비핵화 협상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는 북한에 대해 ‘나를 믿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추가제재에 대해 선을 긋는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난처한 처지에 빠질 위기에 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대화의 불씨를 살릴 실마리를 잡았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 사이 어떠한 합의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추가적 대규모 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며 올린 글은 미국 재무부가 전날 발표한 대북제재가 아니라, 아직 발표하지 않은 ‘미래의 대북제재’를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미국이 1차로 북한의 제재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 2곳에만 제재를 가하고, 북측 반응을 살펴본 다음 2차로 더 강한 제재를 선보이는 식으로 설계도를 그려놨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을 수정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 까닭에 북한이 개성 연락사무소 인력철수로 추가 대북제재에 불만을 드러내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 수위조절로 응답했다는 해석인 셈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최근 움직임이 미국을 향한 불만이 우회적, 노골적으로 묻어나지만 ‘협상의 판’을 깨려는 모습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면 남북연락사무소가 개성에 있는 만큼 남측 인원을 추방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도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놓고 미국 측의 대응을 기다리겠다는 의도로 해석한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의 트윗 발언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대목도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에서는 트럼프가 ‘추가 제재 철회’ 결정을 내린 배경으론 최근 북한의 움직임이 거론된다. 첫째는 21일 미 재무부의 제재 발표 이후 뭔가 북한에 ‘특이 동향’을 감지했을 가능성이다. 북한은 미 재무부의 제재 발표가 나온 지 6시간 후인 22일 오전 9시15분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북한 측 인원을 전원 철수시켰다. 또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주 비핵화 협상중단 및 핵·미사일 실험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중국, 러시아, 유엔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였다. 북한이 뭔가 극단적 결단을 할 지 모른다는 정보를 접한 트럼프가 북·미 협상의 동력을 남겨두기 위해 일보 후퇴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악화일로를 걸을 수도 있었던 북·미관계를 아직 부과하지도 않았고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 제재를 물러준다는 기상천외한 ‘밀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점에서 일종의 ‘연성권력’ 행사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행동양식을 볼 때 이러한 해석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트럼프는 집권 이후 ‘소프트 파워’보다는 ‘하드 파워’를 구사하면서 미국의 국익을 관철해 왔다. 설득 보다는 강압이, 우아한 협상보다는 윽박지르는 식의 최후통첩이 주 무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북한 달래기’같이 보이는 이번 제재철회 조치는 일종의 ‘시간 끌기’로 해석할 수박에 없다.

이제 관심은 북한의 반응에 집중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다음 달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을 통해 북한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타고난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와 관한한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북한도 쉽게 대화테이블에 복귀하겠다는 선언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강경파인 최선희와 볼턴의 시간에서 다시 협상파인 리용호와 폼페이오의 시간으로 옮아가려면 상당 시간의 냉각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미국이 북한에 더 강경하게 나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북한 역시 ‘협상의 판’을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절제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도 좀 더 냉정한 시각으로 남북, 북미관계를 되돌아보고 속도조절을 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 같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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