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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단협 지키라는 것인데....",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청와대로 간 이유(종합)
"그저, 단협 지키라는 것인데....",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청와대로 간 이유(종합)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9.03.26 00:15
  • 10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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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만에 깨진 단체협약...택배노동자 분노 커
6일 단식 중인 진경호 우체국본부 본부장 "28일까지 답 달라"통첩
우체국물류지원단 “28일은 어렵다...4월 초 대화 가능”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우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폭염과 혹한에도 아랑곳 않고 고객서비스를 위해 최우선으로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는 우리 택배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노예처럼 취급하고 있습니다.” 

우체국 택배 단체협약이 체결 2개월 만에 금이 가자 1000여명의 택배노동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동안 자영업자도, 노동자도 아닌 애매 모호한 특수고용직 종사자로 힘들어도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었던 택배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처음으로 단체협약에 성공하면서 가졌던 기대감이 너무 컷던 탓일까.  

25일 전국택배연대노조 소속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은 “경영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우정사업본부가 책임을 힘없는 택배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를 향해 구호를 외쳤다.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25일 오후 1시 청와대 앞에 모여 '적자경영 책임전가! 단협파기! 노조파괴 우정사업본부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사진=김영봉 기자)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우체국 택배노동자는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에 달했다. 제주도에서 항공기를 타고 온 택배노동자까지 있을 만큼 우체국 위탁택배원들의 단협 파기에 대한 분노감은 상상을 넘어섰다.   

택배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우체국이 지난 1월 말 체결한 단체협약을 지키라는 것이다. 택배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단협 파기사항은 △분류작업 노동자 계약해지 △개선키로 한 혼합파렛 조항 파기 △배송구역 일방적 조정 통보를 비롯해 약속 택배물량 집배원에게 떠넘김 등이다.  

김태완 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은 “우체국 위탁택배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공짜 분류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은 물론 초소형 택배도 빼앗겨 임금이 삭감되는 등 생계까지 위협당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은 "우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주면 주는대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나가라면 그만둬야 하는 소모품이 아니다"며 "3000명의 우체국택배 노동자들도 존엄 있는 인간이며 엄연한 이 땅의 주인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청와대까지 온 배경에는 적자에 시달리는 우정사업본부가 청와대의 강력한 구조조정 지시 등으로 그 책임을 택배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의혹에서다. 

지난 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진경호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본부장은 “우정사업본부는 청와대가 노동자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지시한 것처럼 이야기 하면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담보로 적자경영을 모면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답하라”고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진 본부장은 “적자에 시달린다면서 일부 우체국에서는 용역을 써서 건당 수수료를 2000원씩 주고 있다”며 “우리에게 1166원을 주는 것과 얼마나 비교가 되느냐, 우정사업본부가 2000원씩 주는 것을 보면 우리 택배노동자들을 죽이겠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정사업본부에 이틀을 주겠다. 우리의 요구는 단순하다. 더 많은 수수료를 원하는 것이 아닌 그저 단체협약을 지키라는 것이다. 국회에서 한 약속을 지키라는 것 뿐”이라며 “이 내용을 수용하지 않으면 저는 28일부터 제 목숨을 걸고 소금도 물도 끊겠다”고 경고했다.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25일 오후 1시 청와대 앞에 모여 '적자경영 책임전가! 단협파기! 노조파괴 우정사업본부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전국택배연댄조 소속 진경호 우체국본부 본부장이 청와대 앞에서 6일 동안 단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집회에 참석있는 모습. (사진=김영봉 기자)

◇우체국물류지원단 “28일은 어렵다...4월 초 대화 가능”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이르면 4월 초 쯤에나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물류지원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택배노조가 주장하는 단협 파기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면서 “특히 혼합파렛의 경우 단협에는 ‘문제를 최대한 해결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구조적으로 갑자기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다. 7월에 중부권 물류센터가 완공이 되면 해결될 부분이고, 이에 택배노조도 일부 수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측 간 대화에 대해서는 “원래 28일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물류지원단, 택배노조, 우본노조 등과 대화를 하기로 했지만, 우본이 비상경영계획을 청와대 보고 후 지방 우본을 돌며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는 어렵게 됐다”며 “이 때문에 다음 주인 4월 초에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노조에 통보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가 우본의 경영권을 침해한 것도 아니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단협을 지키라는 것인데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며 “우선 우본이 이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제시라도 가능한 것이 아닌가. 우본과 물류지원단이 더 이상 핑퐁싸움을 그만두고 이번 주 수요일까지 답을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은 약 2시간동안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광화문 광장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했다.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25일 오후 1시 청와대 앞에 모여 '적자경영 책임전가! 단협파기! 노조파괴 우정사업본부 규탄대회'를 열고, 청와대 앞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하고 있다. (사진=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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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2019-03-27 11:00:31
문정부에 반하는 정잭을 우체국이 ㅋ
아이러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