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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칼럼] 불황엔 시작하면 안되나
[김용훈 칼럼] 불황엔 시작하면 안되나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 승인 2019.04.08 15:51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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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평균수명이 늘어나서 100살까지 살아야 한다는데 우리네 사회에선 50살이 넘으면 슬슬 울타리가 쳐진다. 여기까지, 더 이상은 넘을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의 진입이 시작되는 것이다. 요즘의 50살은 상투를 틀고 갓'을 쓰던 과거의 50살이 아니다. 그 시절엔 50살까지 사는 것도 쉽지 않았다. 힘을 쓰지 않고 편리를 구가하며 의식주를 누리게 된 오늘날의 삶은 과거처럼 빠른 노화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아직 30-40대의 외모를 가지게 하고 세련된 옷차림에 열정도 젊은이 못지않다. 그런데 사회나 조직에서는 이들을 밀어낸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하는 것이 조직을 떠나 내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자영업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25.4%로 10.4%인 일본이나 6.3%의 미국보다 현저히 높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고용체계가 경직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통계적으로 자영업 비중이 25.4%이지만 통계로 잡히지 않은 수치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3명이 자영업자이다. 신생아 감소로 매년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인 중장년층은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음식업이나 서비스업에 뛰어들고 있다. 전체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급물량의 증가는 결국 파이를 더 쪼개는 것으로 과거의 기록적인 매출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시장은 경쟁의 정글이다. 경쟁우위에 뒤처지면 도태되는 것이고 선두를 유지하면 2, 3위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장사를 시작하면 안 되는 시기는 없다.

세상은 불황을 말하지만 불황이 아닌 기회를 말하는 사람도 있다. 불황을 말하는 순간 자신은 불황의 장막을 치는 것이다. 장사가 안 되는 이유를 불황으로 합리화하며 이미 스스로가 경쟁을 포기하는 것이다. 가까이는 우리나라의 IMF시기를 떠올릴 수 있다. 대기업들이 훅훅 넘어갈 때 돈을 긁어모은 기업들이 있다. 또 쫄딱 망했다가 다시 우뚝 일어선 기업도 있다. 결국 세상은 불황을 말해도 능력이 있는 기업들은 불황을 모른다는 말이다. 오히려 그들은 세상이 불황을 말할 때 투자를 늘린다. 노하우를 가진 그들은 불황을 이유로 남들이 손 놓고 있을 것을 알고 이를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면 망설이지 않고 그냥 자신의 생각대로 지른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해당 분야를 경험했다면 쉽게 지르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50대를 천명(天命)을 아는 나이라 했다. 지천명(知天命)이란 말처럼 50살이 되면 세상이 보인다. 이제까지는 자신의 테두리에 갇혀 살았다면 50살부터는 객관성을 지니며 타인과 주변이 보인다. 정신적 성숙이 온전히 여문 상태에서 자신의 가치를 알고 이성과 타성의 밸런스를 이루며 삶에 재미를 만들 줄 알게 된다.

그런데 막 신명나게 자신만의 삶을 달릴 시점에서 사회는 그들을 분리시키며 활동영역에서 떼어 놓는다. 충분히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기존의 고정관념으로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니 젊은 그들은 그들만의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한 네덜란드의 남자는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사는 자신의 나이를 줄여달라는 소송을 했다. 숫자는 같지만 나이는 저마다 다른 모습을 지닌다. 자신을 아는 만큼 삶의 모습도 다르다. 특히 요즘처럼 혼란기에 갈 곳이 없는 중장년들은 더 고민스럽다. 이제까지 알던 조직세계를 떠나 스스로 어떤 운영체가 되려하니 겁부터 나고 남들이 다 힘들다고 하니 지금 시작하면 망할 것 같아 끝없이 흔들린다. 그러나 먹고 살기 위해서 그들에겐 망설일 여유도 사업의 시작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시대마다 불황이 아닌 적은 없었다.


laurel56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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