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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결정이 왠지 개운치 않은 이유
[사설]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결정이 왠지 개운치 않은 이유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9.04.11 16:41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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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11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1953년 낙태죄가 제정된 지 66년 만에 임산부의‘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낙태를 허용하는 결정이 나온 것이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12년 8월23일 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낙태를 처벌하는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으나 약 7년 만에 위헌으로 뒤집었다.

이번에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조항은 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다. ‘자기낙태죄’로 불리는 형법 269조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270조는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동의낙태죄’ 조항이다.

헌재는 이 같은 결정의 이유로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동안 유지해왔던 “태아는 모(母)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생명권이 인정 된다”는 입장을 바꾼 것이다. 최근 사회가치관의 변화와 낙태죄 폐지에 찬성하는 여론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위헌’결정과 달리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때문에 낙태죄 형사재판과 관련 추가로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여기에다 천주교와 개신교 등 종교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지난 2012년 재판관들의 구성과 달리 진보성향 재판관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생아수 감소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쨌든 이번 헌재의 결정은 옳고 그름을 떠나 왠지 개운치 않은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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