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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국민연금에 찍힐라' 백기사 기피 전망...고심 깊어지는 한진가 3남매
'정부·국민연금에 찍힐라' 백기사 기피 전망...고심 깊어지는 한진가 3남매
  • 김지호 기자
  • 승인 2019.04.15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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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한진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3남매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로 나서는 기업 등은 정부에 단단히 찍힐 겁니다.”

아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가 끝나지 않았지만 15일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3남매 등 오너일가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사모펀드 KCGI의 경영권 분쟁과 백기사 등장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조 회장 생전에 오너일가의 갑질과 횡령, 밀수 등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고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을 저지시키기도 했다. ‘연금사회주의’ 논란이 나올 정도로 국가적 차원의 경영권 공격이 이뤄졌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 회장의 별세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연금사회주의 첫 피해자”라고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국민연금의 (대한한공) 개입은 기업의 자율성과 자유시장질서를 전면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세력인 ‘백기사’를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조 회장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외국 기업을 제외하고 백기사를 자처하는 국내 기업은 정부에 불이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별세로 조원태 3남매에 대한 경영권 위협은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율은 조양호 회장이 17.84%,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의 순이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전무가 12일 오전 조 전 회장을 국내로 운구한 항공기를 타고서 인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으로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전무가 12일 오전 조 전 회장을 국내로 운구한 항공기를 타고서 인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으로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 회장의 장례가 끝나고 지분 상속이 진행되면 상속세 부담 등으로 조원태 3남매의 지분은 2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비해 KCGI는 한진칼 지분 13.4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민연금도 6.70%를 보유 중으로 이들 지분만 합쳐도 조원태 3남매를 넘을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사에서 정부에 찍히고 살아남은 기업이 없는데, 한진가는 정부는 물론 국민 여론에도 치이는 양상”이라며 “결코 조원태 3남매를 위한 백기사가 나올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달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 방어 자문을 맡았던 삼성증권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행동주의펀드 운용사를 만나 KCGI의 의도를 파악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만큼 국민연금과 여론의 기세가 거셌다는 얘기다.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다면 이번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정부에 찍힌 기업이라는 ‘낙인효과’로 인한 다른 투자자의 백기사 저지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은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는 당당하게 조 회장 대표이사 연임에 찬성표를 던져 시민단체가 의아하게 생각했을 정도였다”며 “국민연금이 백기사로 나설 기업이나 투자자, 위탁운용사의 주주권을 침해하거나 간섭할 권리는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본시장의 절대 갑인 국민연금과 다른 기관투자자나 기업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한편으로는 향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행동주의펀드가 원하는 것은 경영권이 아닌 수익이라는 지적이다.

윤종엽 밸류파트너스운용 대표는 “대부분이 경영권 분쟁을 예상하지만 오히려 조원태 3남매 등 오너일가와 KCGI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며 “KCGI 역시 주가를 끌어올려 수익을 내는 게 목표지 한진가에서 경영권을 빼앗아 오는 게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업 이외 투자 금지, 부채비율 개선 등 요구사항만 충족되면 KCGI는 굳이 경영권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남매는 한진칼 지분을 최대한 지키면서 정석기업과 한진 등 지분과 부동산의 매각, 배당확대 등으로 최대한 상속세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와 함께 통매각한다고 밝혔지만 한진그룹이 중간지주사격인 대한항공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조 회장의 별세로 국민적 여론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은 한진가 3남매에 유리한 점이다. 장례식장에 정재계 인사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일단 조 회장을 편안하게 모시는 게 먼저”라며 “장례식이 끝난 후 경영권 승계 대응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better502@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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