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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아시아나항공 '백기사' 나설 수 없는 '3가지 이유'
박찬구 회장, 아시아나항공 '백기사' 나설 수 없는 '3가지 이유'
  • 조광현 기자
  • 승인 2019.04.17 15:45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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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박찬구 회장.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최근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설들이 그럴싸하게 포장돼 흘러나오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이며, ‘금호 패밀리’라는 것이 핵심 팩트다. 하지만 금호석화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인수 검토 조차 하지 않았다"며 손사래를 치고 나선 것이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의 친동생이다. 두 사람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면서 2009년부터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대립해왔고, 법정 다툼을 거쳐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각각 분리돼 별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평소 신중한 스타일로 외형보다는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을 가진 오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당장 실익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박 회장이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핵심 이유다. 

◇ 실익을 중시하는 박찬구 스타일..."형 처럼 될 수 없다" 선 긋기

박찬구 회장은 형제의 난 당시에도 형인 박삼구 전 회장과 경영 스타일로 인한 갈등이 있었다. 박 회장은 수조원 규모 대의 무리한 인수는 그룹 경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반대했고, 형 박삼구 회장이 M&A를 강하게 밀어붙이자 반발하며 형제의 난에 불씨가 됐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박찬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을 팔고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강화하며 독자 경영의 길을 걷고 있다.

박 회장은 무리한 확장을 최소화하는 대신 스스로 잘하는 것에 주력하는 경영 스타일을 초지일관 보여주고 있다. 여수 제2 고무공장 건설과 최근 매출이 급증한 금호피앤비화학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린 투자 모두 본업인 화학과 연관된 본원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읽힌다.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만큼 회사 자산이 넉넉한 것도, 그렇다고해서 인수를 검토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는 것이 금호석화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현재 금호석화 부채만 해도 1조원이 넘는 상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하게 되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한 뒤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시장에 되 팔아야 했던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떠오르는 부분이다. 자칫 금호그룹처럼 끝없는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는 형의 전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처럼 들린다.  

금호석유화학그룹 로고.
금호석유화학그룹 로고.

◇'화학맨' 박찬구…항공산업은 '글쎄'

박 회장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연은 깊지 않다. 금호그룹의 주력 계열사였지만, 경영은 언제나 박삼구 전 회장의 몫이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출범 당시 국내 노선만 가진 소규모 항공사에 불과했다. 이후 박삼구 전 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신규 항공기 도입을 늘리고 국제노선에 뛰어들면서 지금의 글로벌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박 회장은 1984년 금호석화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른 이후 30년 넘게 화학 외길을 걷고 있다. 금호그룹에 있을 당시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 화학부문 회장에 올랐다.

반면, 박 회장은 화학부문 경영에 집중했다. 형제의 난 이후 박 회장이 금호석화를 중심으로 새롭게 그룹을 꾸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아시아나를 인수한다는 생각은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과 아주 비슷한 모양새”라며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도 적은 만큼 인수를 고민할 별도의 동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매물로 나왔을 때도 인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금호 패밀리’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유력 인수 대상자로 물망에 올랐지만, “생각도 안 해봤고, 총알도 없다”고 일축했다.

◇현금 원하는 박삼구·산업은행…통 매각이 우선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쥔 박삼구 전 회장과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박 회장이 인수자로 뛰어들 경우 매각금액이 대폭 낮아지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박삼구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최대한 많은 현금을 마련해야만 계열 분리 이후 급속하게 위축되는 금호그룹에 희망과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박 전 회장 입장에서 보더라도 향후 또 한번의 재기를 위해서는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 

산업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금지원 회수를 위해서도 몸값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만약, 2대 주주인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지분 전량 매각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절반만 가져도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만큼 판이 커지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현 싯점에서 볼 때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은 박삼구 회장의 지분과 경영 프리미엄을 더해 약 6000억원 플러스 알파, 올해 상환할 차입금까지 더하면 조 단위를 훌쩍 뛰어 넘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총액까지 떠 안을 경우 그 규모는 4~5배 쯤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계열사까지 통 매각에 나설 경우 몸값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ck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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