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08-18 14:30 (일)
[정순채 칼럼] ‘불법유해정보’로부터 피해자 구제 권리는?
[정순채 칼럼] ‘불법유해정보’로부터 피해자 구제 권리는?
  •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공학박사
  • 승인 2019.04.25 09:03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공학박사

2019. 2. 6.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표기)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된 불법유해정보 23만8246건을 삭제나 차단 등 시정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전체 시정요구의 18만7960건(78.9%)이 해외 웹서비스에 대한 국내 접속차단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성매매·음란 7만9710건(33.4%), 도박 6만3435건(26.6%), 불법 식·의약품 4만9250건(20.7%)건이다. 수단별로는 카카오 8864건, 네이버 4709건, 디시인사이드 1695건이고, 해외는 텀블러 4만5814건, 트위터 2만821건, 구글 5195건 순이다.

‘불법정보’는 법과 국가 질서유지를 위해 개인이나 사회 또는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실정법에 위배되어 생산이나 저장과 유통을 금지한 정보이다. ‘유해정보’는 방심위 등 국가기관이 유해 매체물로 결정하거나 고시한 음란성과 폭력성 정보, 그리고 사행성이나 반사회성을 띠는 영리나 비영리 정보이다.

불법유해정보에 대한 조치는 다양하다. ‘삭제’는 사이트 접속은 가능하나, 특정 게시물만 접속이나 열람이 불가하며, ‘폐쇄’는 사이트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차단’은 주로 해외 서버 사이트에 연결되지 않도록 국내에서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한 조치다.

‘자율심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모니터링이나 검색으로 자율 심의하여 게시물 삭제나 일정기간 접속을 차단하며, ‘임시조치’는 피해자의 신고로 게시물이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될 때 일정기간 차단 또는 블라인드 처리한다. 작성자가 임의로 사이트나 글 등 게시물을 ‘자진삭제’하는 조치도 포함된다.

불법유해정보 차단이나 폐쇄 또는 삭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통망법’으로 표기)’ 제44조의7(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설치 등)와 제24조(심의규정의 제정·공표 등)에 근거하고 있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8조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정보유통을 금하고 있다.

권리침해를 받는 자는 ‘정통망법’ 제44조의2(정보의 삭제 요청 등) 제1항에 의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해당 정보의 삭제나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 위 법 제44조의3(임의의 임시조치)에 의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통신망에 불법 정보가 유통되면 직권으로 30일 이내에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

‘정통망법’ 제44조의7은 방심위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로 하여금 정보처리의 거부나 정지 또는 제한할 수 있도록 명할 수 있다. 서비스 제공자 등이 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게시물에 대한 조치명령을 하게 된다. 명령 불이행시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국내와 달리 명령권이 없는 해외사이트는 삭제를 요청하고, 삭제가 불가하면 국내전기통신사업자를 통해 차단한다.

텀블러 등 해외 사이트나 SNS는 법집행기관에 대한 응대창구가 없거나 대한민국 법원 영장을 인용하지 않으며, 국내에서 처벌하는 행위는 해당 국가에서 처벌하지 않은 경우도 상당하다. 때문에 피해자가 해당 서비스사 상대 차단이나 폐쇄, 또는 삭제나 임시조치를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사기관이나 방심위 등의 조치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 조치에 많은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국내법의 규제와 사법당국의 단속을 회피해 불법정보를 유통하는 수단으로 해외 웹서비스가 악용되고 있다. 해외 사업자와 국제공조나 협력강화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인터넷의 전파성과 파급력을 감안하면 방심위의 불법 유해정보에 대한 관리감독 역할이 크다. 방심위의 신속대응과 확산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피해자의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도 존중될 것이다.


polinam@hanmail.net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