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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원 힐세리온 대표 “웨어러블·4차산업 의료기기, 글로벌 시장을 노려라”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 “웨어러블·4차산업 의료기기, 글로벌 시장을 노려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5.02 06:30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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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원 힐세리온 대표 (사진=아시아타임즈 이재현 기자)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 (사진=아시아타임즈 이재현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재현 기자] 전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사물인터넷(ICT)이나 인공지능(AI) 등 미래먹거리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기업들의 경쟁은 이미 '치열'을 넘어 '전쟁'의 수준이다. 웨어러블 의료기기도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첨단 산업으로 여겨지고 선진국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규제와 인식으로 인해 아직 '큰 걸음'을 걷지 못하고 있다.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4차 산업 의료기기 중 보험코드가 없는 새로운 기술 또는 기기의 경우 새로운 코드를 받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설사 코드가 나오더라도 낮은 가격으로 책정돼 원가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아직 '유아기'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 등록된 의료기기제조 업체는 약 3000여개인데, 그 중 2400여곳은 연매출이 10억이 안되고 그중에서도 1500여곳은 1억이 안된다. 어린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AI, 로봇기술, 3D프린팅 등 4차 산업 의료기기들의 생산실적은 지난 2016년 8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22억원을, 지난해에는 36억원으로 약 3년만에 40배가 넘게 성장했다.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첨단 의료기기의 필요성'을 깨닫고 창업에 나섰다.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창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그는 기술이사로 여러 기업을 떠돌았다. 그러다 당시 미개척분야였던 뇌과학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다시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이후 병원 응급실에서 구급차에 실려오는 환자를 보며 '구급차에는 환자나 산모, 아기를 볼 수 있는 장비가 없구나. 휴대용 초음파기기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또 다시 창업에 도전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기업이 힐세리온이다. 

류 대표는 기술과 의학지식을 더한 연구를 통해 지난 2014년에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로 동작이 가능한 초음파진단기 '소논'을 개발했고, 국내 병원에 소논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기자는 최첨단 의료기기 산업의 최선봉에 서 있는 류 대표와 만나 4차 산업 의료기기의 문제점을 들어보고, 제도 개선과 대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아래는 류 대표와 일문일답

Q. 류 대표께서 보시는 국내 웨어러블이나 4차 산업 의료기기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A. 웨어러블이나 로봇, AI 등의 4차 산업의료기기의 경우 보험코드가 없는 새로운 분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의료기기를 판매하려면 보험코드가 나와야 하죠. 그래야 만들어진 제품의 가격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지정해 주는데 문제는 우리나라 보험제도 때문에 가격이 너무 저렴하죠.

보통 기업은 판매된 이윤을 가지고 R&D를 진행하거나 새로운 분야로 확장을 하는데 낮게 책정된 가격 때문에 자본이 부족해서 의료기기산업은 성장이 많이 힘들죠. 이제 막 뜨기 시작하는 웨어러블 분야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보험제도는 국가가 지정해준 가격으로 진료와 치료가 진행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선진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죠.

기자가 확인해본 결과 국내에서 MRI촬영을 하면 20~25만원대를 유지한다. 하지만 개인보험이 대부분인 미국의 경우 MRI촬영 한번에 500달러(한화 약 57만원)정도로 상대적으로 비싸고 전신이나 정밀촬영에 들어갈 경우 1000달러(한화 약 114만원)가 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국민들에게 좋은 일이지만, 첨단 의료기기 만들고 판매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넘을 수 없는 규제'로 힘든 부분중 하나 입니다.

Q. 하지만 보험을 갑자기 바꾸면 국민들이 반대할 텐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A. 웨어러블이나 4차 산업 의료기기 기업들이 국내에 머물지 말고 해외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선진국의 제품은 성능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서 병원입장에서 부담스럽고 중국제는 가격은 훨씬 저렴하지만 성능이 떨어져 작은 병원에서도 사용하기를 꺼려합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주요 도시에 위치한 대형병원과 극소수의 병원을 빼고는 우리나라 보건소보다 수준이 많이 낮습니다. 낮은 의료접근성으로 의료경험이 부족은 자체기술력의 부재로 이어지고 결국 다른 기업이 만든 제품을 카피해서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그러다보니 신뢰성이 많이 떨어지고 전문성 있는 제품이 드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제품의 경우 높은 의료접근성 때문에 현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뛰어난 IT기술까지 갖춰진 우리나라 4차 산업 의료기기 제품은 해외에서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등 의료 선진국에 비해서 성능도 부족하지 않다는 평을 받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로고만 박혀있어도 일단 가산점을 먹고 들어가죠.

힐세리온 사용법 영상의 한 장면 (사진=힐세리온 홈페이지)
힐세리온 사용법 영상의 한 장면 (사진=힐세리온 홈페이지)

힐세리온은

의료기기·모바일 장비제조, 모바일 앱 개발·공급 등을 하는 업체로 스마트폰과 힐세리온이 개발한 소논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초음파로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초음파기기 '소논'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소논을 통해 초음파실이 아닌 주사실이나 물리치료실에서 실시간으로 근육이나 혈관을 확인하고 주사를 놓는 위치를 정정하거나 걸맞는 물리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힐세리온의 소논은 지난해부터 일본에 2차례에 나눠 각각 소논 100개, 총 200개를 모두 완판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으며 국내 4차 산업 의료기기 시장의 청신호를 비췄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재활·정형, 통증관리, 스포츠의학쪽에 붐이 불기 시작해 근육과 인근 혈관을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Q.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해 데이터를 모으는 게 중요한데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나요?

A. 그렇죠. 일단 보험코드가 있는 경우에는 정해진 기준치만 지켜지면 쉽게 제품이 출시될 수 있습니다. 보험코드를 발부받고 제품안전인증을 통과해도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이하 신평원)에서 인증이란 2차 관문이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신평원에서 통과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진료를 진행하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블라인드로 테스트합니다. 심지어 판매한적이 없어 데이터가 없는데 판매 논문자료를 달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힘들고 모은 자료를 신평원에 제출하면 신평원은 해당 자료들을 토대로 블라인드를 약 300일이란 긴 시간을 거쳐서 심사를 합니다. 그 결과 무언가 부족해서 탈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는 탈락한 이유를 "블라인드로 진행됐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입니다. 문제가 있으면 해당사항을 보완해서 재심사를 받던가 해야하는 명확한 데이터가 있지만 공개되지 않아 기업들은 헛돌게 되죠.

Q. 여러 가지로 난관인데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할 방법이 있을까요?

A. 현 상황에서는 정부에서 선진입제도를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신평원의 통과를 받은 제품들은 제품이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선진입을 통해 임상자료나 해외 진출에 도움 되는 다양한 자료를 미리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국내시장의 확대를 도와주는 것 입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의료기기 스타트업에 돈을 투자해서 개발을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안전인증을 받은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 보건소나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현장에서 언급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많은 문서데이터가 있어도 현장에서 좋다는 이야기가 없다면 재정이 부족한 병원은 쉽게 구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탄다면 병원도 돈을 사용해 구매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글로벌 진출에도 활용될 수 있죠.

다른 방법으로는 의료기기의 검증 제도를 국제표준화기구(ISO) 등의 국제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국내 기준은 특정 부분에선 세계에서 요구하는 수준보다 높은 것도 있고 일부는 낮습니다. 이를 일률적으로 국제수준으로 맞춰 놓으면 해외에서 인증 받을 때 기업들은 이미 한번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훨씬 쉽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식과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도 바꾸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 인식과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바꾼다는 것은 어떤 것을 뜻하나요?

A. 일단 선진입하는 제품들의 인식이 바뀌어야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안전성평가를 받아도 의료기기 인증을 못 받으면 불안하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정부나 관계기관에서 선진입하는 제품도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풀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웨어러블이나 4차 산업 의료기기제품이 처음 나오면 3차 병원과 1차 병원 중 어느 곳만 쓰게 하거나 다 쓸지 또는 ER(응급상황)이나 구급대원들이 사용하게 할지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문제는 많은 의료기기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힐세리온에서 서비스하는 소논은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처음에 생각했던 ER이나 구급차에 상용화는 아직 안됐습니다. 만약 상용화가 된다면 구급차에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병원에서 바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셋팅할 수 있어 검사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논의 사용을 어느부분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논의는 아마 한참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주요관공서나 학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AED)도 의료관계자들에게 이해시키고 교육하는 데만 4년이란 시간이 걸린 끝에 배치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의료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그 결과 정말로 필요한 상황과 장소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힐세리온의 '소논'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힐세리온)
힐세리온의 '소논'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힐세리온)

 

kiscezyr@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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