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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기자의 같이 배워봅시다] 분양시장 핫이슈 '무순위 청약'
[초보 기자의 같이 배워봅시다] 분양시장 핫이슈 '무순위 청약'
  • 김영윤 기자
  • 승인 2019.05.01 05:00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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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윤 기자] 지난 2월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일반분양 물량의 약 41% 174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습니다. 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에 학교까지 가까운 좋은 위치였음에도 벌어진 일입니다. 

그런데 미계약분 174가구 무순위 청약접수에서는 5835명이 몰려 경쟁률이 33.5대 1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는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11.14대 1을 훨씬 넘는 수치입니다.

'청계센트럴포레'도 미계약분 90가구 무순위 청약에 3000여명이 신청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무순위 청약의 인기에 1·2순위에서 떨어지고 남은 것들을 줍고 또 줍는다는 의미의 '줍줍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GS건설은 지난달 26일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 문을 열고 본격 분양에 돌입했다. 이 단지는 2~3일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사진은 방문객들이 청약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GS건설)
GS건설은 지난달 26일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 문을 열고 본격 분양에 돌입했다. 이 단지는 2~3일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사진은 방문객들이 청약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GS건설)

무순위 청약이 뭐길래 이렇게 인기가 많은 걸까요?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주택공급규칙 변경안'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역에서 잔여가구가 20가구 이상 나올 경우 의무적으로 무순위 청약을 받도록 했습니다. 잔여가구가 20가구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될 경우 정당 계약 전 시행해도 됩니다.

무순위 청약은 1순위와 2순위, 예비당첨자의 추첨이 모두 끝난 뒤 부적격 사유로 인해 추첨이 취소된 경우나 당첨자의 계약포기로 발생한 미계약분량을 받기위해 사전에 신청하는 청약입니다.

'줍줍족'이라는 신조어도 여기서 나옵니다. 더 윗 순위의 청약자들이 놓치고, 놓쳐서 떨어진 걸 줍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무순위 청약은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는 청약입니다. 나이도 만 19세만 넘으면 신청이 가능하고 당첨을 포기해도 기록이 남지 않는 등 여러모로 편리한 청약입니다.

그렇다면 무순위 청약의 인기 요인은 뭘까요. 이유는 단순하게 보면 방법이 다른 것들에 비해 쉽기 때문입니다. 1순위나 2순위 청약은 오랜기간동안 꾸준히 청약 통장에 돈을 넣어야 가점을 높게 받고 우선순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순위 청약은? 그런 노력과 기간이 필요없습니다. 가점과 관계없이 추첨을 하기 때문이죠. 또 신청자는 오랫동안 청약 통장을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첨됐을 때 지불할 돈만 가지고 있으면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수차례 시행됐던 부동산 관련 대책들입니다. 대출규제가 강해지면서 이전보다 대출이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당첨이 되고도 돈을 마련하지 못해 당첨을 취소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정책이 너무 여러번 수정된 탓에 청약 조건이 바뀐 줄 모르고 신청해버려 부적격자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부적격자나 직접 취소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미계약분이 늘어 무순위 청약자가 누릴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진겁니다.

청약 통장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청약 통장을 사용하는 기존 청약들은 한번 청약 통장을 사용하면 '재당첨제한기간'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그 기간동안은 청약 통장을 사용할 수 없는 거죠. 일반 분양 재당첨제한기간은 당첨 주택이 85㎡이하일 때 과밀억제권역에서는 5년, 과밀억제권역 외 당첨시 3년입니다. 85㎡ 초과 시 과밀억제권역은 3년, 과밀억제권역 외 당첨 시 1년입니다.

그런데 무순위 청약은 그런 제한이 없습니다.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곳에 청약하는 것만 제한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신청이 가능합니다. 안 되면 다른 곳, 돼도 다른 곳. 일단 무순위 청약을 넣다가 중요한 곳에 청약 통장을 쓰는 것도 가능하죠.

하지만 인기에 비해 여론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인기의 이유들이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논란 대부분은 형평성에 대한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현금부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크죠. 조건이 쉽다는 점을 이용해서 돈 있는 사람들만 재산을 불리는 결과가 되지 않겠냐는 겁니다. 실제로 무순위 청약은 가점과 상관없이 추첨을 진행합니다. 이는 무주택자와 다주택자, 상대적으로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논란이 '이미 집이 많은 다주택자가 무주택자를 제치고 집을 사도 되냐'는 문제입니다. 

비슷한 논란으로 무순위 청약의 재당첨제한기간이 있습니다. 기간 제한이 없는 무순위 청약은 분명 서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 번에 안되면 두 번, 두 번에 안되면 세 번 시도해서 집을 얻을 수 있게 하죠. 하지만 그건 부자들도 같습니다. 이들은 집을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두 번하면 두 채, 세 번하면 세 채. 이런 식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문제들이 골치아픈 이유는 장점과 함께 나타난 문제기 때문에 쉽게 없애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없애면 장점도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죠.

현재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계약분 무순위 청약에 대해서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순위 청약을 규제하는 것도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 강하게 규제하면 미분양 주택이 과하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규제하지 않으면 지금같은 논란이 계속 이어지겠죠. 특히 이대로 두면 무주택자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새로운 경쟁을 만든 것 뿐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힘들겁니다.

무순위 청약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기존 청약 제도보다 편리한 것은 분명합니다. 정부는 이런 편리함들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제도를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봅니다. kyy14@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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