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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칼럼] 문 대통령의 ‘남은 3년’
[강현직 칼럼] 문 대통령의 ‘남은 3년’
  • 강현직 주필
  • 승인 2019.05.09 16:18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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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강현직 주필

오늘로 문재인대통령 취임 2년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분노와 외침이 함께 한 촛불시위와 함께 출범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가장 강조한 대목은 통합과 소통이다. 취임사에서 “2017년 5월 10일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국민 통합과 협치에 어느 정부보다 더 힘쓸 것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기 격의 없는 소통으로 많은 국민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했으나 갈수록 ‘막힌 정부’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 4월 경제계 원로와의 오찬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격식 없이 이야기해 주시면 우리 경제팀에 큰 참고가 될 것"이라며 조언을 청했다. 원로들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하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잇달아 내놨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기업 현장의 어려움도 전달하며 시장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보완과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경제 원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이 솔직하면서도 정중하게 비판하는 자리였다"며 "문 대통령도 밝은 얼굴로 받아들였다"고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지난 2일 사회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는 달랐다. 문 대통령은 작심한 듯 자기 이야기를 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이나 시각이 다르니까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며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뤄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공감한다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떤 분들은 이제는 적폐 수사는 그만하고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도 한다면서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통제할 수 없고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타협하기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변할 수 없는 소신임을 강조한 것이다.

원로들은 이날 ‘한 계파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탕평과 통합을 비롯해 널리 인재를 등용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 ‘모든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 두 갈래로 갈라져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정권이 반환점을 도는데 정책기조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존 2년의 평가가 성공했어도, 실패했어도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하는 국민의 요구가 있다’ ‘정책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고용주도성장으로 바꾸는 등의 변화는 어떤가’ 등 많은 제안을 하였으나 답을 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2년에 대해 ‘진영과 정치 논리에 매몰된 정부’라는 평가를 내놨다. 촛불 정신을 살린 큰 변화를 기대했지만 변한 게 없는 정부라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취임 초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고 50%를 웃돌던 민주당 지지율은 30%대에서 한국당에 쫓기는 처지가 됐다. 여야 관계는 더 악화하면서 야당은 장외로 돌고 있고 여·야·정 협의체나 대표들과의 회동 일정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

인사 분야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캠코더’(대선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출신 중용) 인사와 검증 실패로 주요 장관 후보자 11명이 줄줄이 낙마했고 낙하산 인사 의혹으로 현직 청와대 인사 참모가 검찰 조사를 받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 사퇴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고 ‘마이웨이’식 인사에 변화가 없다.

특히 경제지표는 더욱 심각하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목표를 크게 밑돌았고,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실물경기 지표도 취임 때보다 꺾였다. 양극화 심화로 더 심해진 가계소득 격차,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1분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 -0.3%), 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수출 등 최근에는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민생 어려움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집권 3년차 국민들에게 무엇을 보여줘야 하나, 전문가들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껏 정치적인 정부였다면 일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기조 변화 등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진영논리를 벗어나 전문가를 등용해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남은 3년을 순항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통합과 소통’까진 어렵더라도 언제까지 국민들에게 실망과 분노만 줄 것이지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jigk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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