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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美中무역전쟁… 아세안에 미칠 득과 실은
끝이 보이지 않는 美中무역전쟁… 아세안에 미칠 득과 실은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9.05.14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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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무역전쟁이 아세안 각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 오전 0시1분부터 3000억 달러(한화 약 356조25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도 오는 6월1일부터 600억 달러(약 71조25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 조짐은 전세계 증시에도 큰 충격을 주는 등 분명한 악재다. 그런데 아세안 국가들도 이에 따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우선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세안 국가는 수출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하면 내수 수요가 감소하고 이는 동남아시아로부터의 수입량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MIT 아틀라스가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아세안 각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과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2016년 기준)은 미얀마 35%, 베트남 34%, 필리핀 32%, 라오스 30%, 말레이시아 29%, 태국 24% 등이다. 2017년 기준 아세안 국가들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2650억 달러(약 314조6875억원)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와 같이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국가도 외국인 자본의 유출로 인해 통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1달러당 1만5025루피아로 19998년 7월 이후 가장 큰 약세를 보였고, 13일 기준 1달 간 필리핀 페소화는 달러 대비 6.5% 절하돼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보다도 통화가치가 더 크게 폭락했다.

이와 같이 통화가치 폭락이 큰 개도국은 경기둔화에 대비하기 위한 금리 인하를 펼치기 어렵고, 가치폭락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압박이 커져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지난 9일 필리핀 중앙은행은 경제성장률 둔화를 우려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페소화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필리핀 중앙은행은 어쩔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아세안 국가에 악재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아세안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선택이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면서 더 이상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도 이같은 선택에 불을 지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전거 제조업체 켄트 인터내셔널은 생산라인을 캄보디아로 이전 계획을 발표했고, 이외에도 가구, 타이어, 가전제품, 진공청소기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에는 중국 인건비의 상승으로 지난 2010년부터 태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옮기고 있다. 

라메쉬 수브라마니움 아시아개발은행 동남아지역 총재는 “베트남은 무역전쟁 덕분에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하는 경제적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도 제조업 등 특정 산업에서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담 맥카시 메콩 이코노믹스 선임연구원은 “베트남은 노동집약적 산업이 발달하면서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7%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설비 투자에 대한 자금지원은 2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 결과가 불확실하고, 분쟁의 강도가 강해지면서 아세안 국가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하는 기업가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미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18.5%는 동남아시아든 어디든 공장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올해 1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파이낸셜포럼에 참석한 기업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39%)는 동남아시아가 가장 수익성 높은 투자처라고 답했다. 이는 중국(35%), 미국(16%)을 선택한 기업가보다 더 높은 수치다. 무역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내고 있는 것이다.  kt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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