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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첫 대기업집단 입성...고민 깊어진 카카오
IT업계 첫 대기업집단 입성...고민 깊어진 카카오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9.05.15 12:00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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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카카오가 IT 업계 최초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에 포함됐다. 준대기업 집단이 된지 약 3년 만이다. 카카오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IT 대기업이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일각에선 30여년 전 재벌 감시용으로 만든 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IT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준대기업 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34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 대기업 집단은 지난해 32개에서 2개 늘었으며, 카카오와 HDC가 추가됐다. 

카카오의 이번 대기업 집단 입성은 IT기업의 첫 번째 사례다. 그간 대기업 집단 대부분은 제조업 등 전통산업에 뿌리를 두고 수십 년의 역사를 지닌 기업들로 구성됐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란 평가다. 

그동안 카카오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를 늘리며 몸집을 키워왔다. 그 결과 올해 소속회사 71개를 모두 합친 자산 총액은 1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자산총액 기준으로 대기업 전체 순위에서 32위를 차지했다. 

그런 만큼 준대기업 집단이 된 지 불과 3년 만에 다시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카카오는 이 상황이 딱히 달갑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이란 위치로 인해 공정위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성장 위축이 우려된다는 시각에서다. 실제 카카오는 이번 대기업 집단 입성으로 기존 준대기업 집단의 적용사항 외에 추가적으로 상호·순환출자금지, 채무 보증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을 적용 받게 된다.

이에 변화하는 환경을 기회 삼아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IT기업 특성상 단순 숫자만으로 재벌과 같은 규제를 적용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처에서 시작한 IT업계에 대해 별도 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기업 집단 지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벤처 기업이 대기업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하는 정부가 미래 기업들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지, 기존 제도가 자칫 성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업계 반응은 지난해 IT기업들이 준대기업 집단에 포함될 때도 불거진 바 있다. 회사와 거래하는 모든 사항을 공개해야 하는 만큼 친족이나 특수관계자의 내역 등을 놓칠 위험 부담이 생겨서다. 계열사가 수십개에 달하는 기업 입장에선 꽤나 골칫거리다.

이와 관련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준대기업 지정 당시 자회사 임원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 공시를 누락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네이버는 "회사와 거래할 때 모든 사항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총수 없는 준대기업 집단 지정을 공정위에 요구했으나 거절 당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번 카카오의 대기업 집단 지정으로 향후 IT산업에 어떤 변화가 생길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후에도 기존과 동일하게 투명한 경영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국내 IT산업의 발전을 위한 투자 및 생태계 마련에 힘쓰며 사회적 의무를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편 카카오는 2016년 5월에도 대기업 집단에 포함됐다. 당시 일반 제조업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IT기업을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대기업 자산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였다. 덕분에 카카오는 잠시 대기업 신분에서 벗어나 준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l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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