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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싼 넥슨 매각가…후보자들 ‘주저’
비싸도 너무 비싼 넥슨 매각가…후보자들 ‘주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9.05.16 02:28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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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우 던파 뿐인데 20조라니
판교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사진=이수영 기자)
판교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사진=이수영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넥슨 지주사 NXC의 매각 본입찰이 또 연기되면서 매각 협상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비싼 가격 탓에 본입찰 연기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매각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XC의 매각주관사 UBS와 도이치증권, 모건스탠리는 인수 후보자들에게 이날 예정된 본입찰 일정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넥슨 본입찰이 미뤄진 것은 인수 후보 가운데 한 곳이 자금을 지원할 금융사의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하지 못하자 입찰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넥슨 측에서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잇단 본입찰 지연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김정주 대표가 희망하는 가격과 인수 희망자들이 원하는 가격간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일정이 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주 대표는 당초 지분 매각 가격으로 15조원에서 20조원 수준을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음향업체 하만카돈을 9조3760억원에 인수했을 때 보다 훨씬 큰 액수다.

다만 이는 입찰자들이 선뜻 나설 만한 메리트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넥슨은 국내 1위 게임사라는 명예를 안고 있지만, 현실은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해 지난 2005년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이 또한 1분기 중국 명절 춘절이 있는 시기에 한 해의 약 절반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넥슨은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로 6만704만엔을 벌었다. 이어 2분기 2만3183만엔, 3분기 3만1216만엔, 4분기 1만7863만엔으로 점차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매출 약 45.6%를 1분기에 번 셈이다.

반면 지난해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성과(매출 1조3055억원)를 제외한 넥슨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9468억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전년대비 8%가량 감소했다. 사실상 자회사인 네오플이 모회사 넥슨코리아의 부진을 메우고도 남는 양상이다.

올해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관측된다. 넥슨의 올 1분기 중국 매출은 춘절 기간 던전앤파이터 수요가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2조5296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을 달성했는데, 올해 1분기에 매출 9498억원, 영업이익 5367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에도 1년 농사에서 절반 이상을 달성한 것이다.

NXC 김정주 대표.(사진=NXC)
NXC 김정주 대표.(사진=NXC)

결국 김정주 대표의 바람대로 분리매각이 아닌 온전히 넘기기 위해선 넥슨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상품성을 높이기엔 출시한 게임들이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더군다나 오는 20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라는 악재도 겹치며 게임산업 전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예비 인수 후보자들이 본 입찰에 참여할지도 미지수인 상태다.

일각에선 이번 매각 추진 과정으로 넥슨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 인수 후보자들이 값비싼 매각에 대한 협상을 시도하고 있을 가능성도 나온다.

앞서 김정주 대표는 매각 이슈가 불거진 이후 자신의 롤모델인 디즈니를 직접 찾아간 바 있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곳 중 딱히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자 직접 발품을 판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디즈니를 적격 후보로 평가한 것이다.

업계는 비록 한 쪽의 일방적인 희망에 그쳤으나, 김 대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김 대표는 넥슨이 확률형아이템으로 유저들에게 돈을 걷어들이는 게 아닌, 유저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흔쾌히 결제에 나서는 게임을 서비스하는 기업이 되길 바랬다.

이처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동상이몽을 꿈꾸는 가운데, 넥슨이 누구 손에 들어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올해 초 넥슨 창업자 김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자 아내인 유정현씨, 개인 회사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이어 2월 매각주관사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5개사를 적격 예비 인수 후보로 지정했지만, 지난 달 중순 준비시간 부족을 이유로 본입찰이 5월15일로 연기된 바 있다.

적격인수후보로는 지난 3월 카카오, 텐센트,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글로벌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이 선정됐다. l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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